▶ 공항, 정확한 숫자 파악이나 대책마련 힘들어

시택공항 / 시애틀 한국일보
시애틀지역의 대다수 홈리스들이 도심거리의 천막이나 RV 안에서 잠자지만 시택공항까지 찾아가 붐비는 여행객들을 가림막 삼아 하룻밤을 신세지는 홈리스들도 많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공항당국은 이들 홈리스의 정확한 숫자를 파악하고 통제할 제도적 장치가 아직 마련돼 있지 않고 이들을 이첩시킬 사회시설도 공항주변에 없다며 상황이 빠른 시일 안에 개선되기만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항당국은 지난해 시애틀항만경찰국 소속 미셸 브레겔 경관을 풀타임 위기관리관으로 임명하고 그녀에게 공항에서 발견되는 홈리스들을 가족친지에게 연락해주거나 수용시설 등에 송치토록 했다.
하지만 일부 ‘단골’ 홈리스들은 브레겔과 몇 차례 마주쳤지만 그녀가 공항 터미널 출입구까지 정중히 인도한 후 밖으로 나가도록 지시했을 뿐 사회시설에 수용되도록 도와준 적은 없다고 말했다.
브레겔은 킹 카운티의 홈리스 종합대책기구인 지역 무숙자 사무국(RHA) 데이터베이스에도 공항주변인 시택이나 턱윌라 지역의 홈리스 수용시설이 소개돼 있지 않고 다른 지역의 사회시설들도 대부분 인력부족에 시달리는 상황이어서 공항 홈리스들에게 이관 서비스를 제공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대부분의 홈리스들이 공항건물을 공공시설인줄로만 인식하고 이곳에서 잠자는 것이 거리에서 잠자는 것처럼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이 같은 행위는 엄연한 사유재산 침해행위라고 지적했다.
브레겔은 지난 12월 연말 여행객들로 공항이 붐볐을 때 홈리스 한 명이 검색대를 넘어 들어가 공항직원들 사무실에 숨는 바람에 승객탑승 수속절차가 지연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단골 중 하나인 미겔 멘도자는 최근 한파와 폭설이 시애틀 지역을 엄습했을 때 임시 수용소에서 하룻밤을 보냈지만 그것으로 끝났다며 추위를 피해 밤늦도록 전철이나 버스를 타고 떠돌아다녔다고 말했다.
그는 시택공항이 마냥 좋아서 찾아오는 것은 아니라며 비와 바람을 피할 수는 있지만 벤치가 아닌 의자에 앉아 잠자는 것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그는 벤딩머신 뒤의 땅바닥에 누워 잔적도 있지만 그나마 경찰에 적발되면 즉각 쫓겨나기 일쑤라며 “돈만 조금 있으면 모텔에서 잠자는 것이 세상 편하다”고 말했다.
퇴역군인 출신으로 공항지역 한 식당의 셰프였다는 멘도자는 브레겔의 성화에 못 이겨 곧 VA(퇴역군인 사무국)에 찾아가 지원을 받고 셰프 복직을 추진할 생각이라며 “모텔에서 잠 잘 날이 머지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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