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남존여비 및 가부장적 제도에 관한 비판적 발언이 금기로 돼 있는 라틴계 사회에서 일부 여성들이 매주말 모여 성차별에 대한 인식과 극복방법을 배우고 있다.
야키마 카운티 지역 히스패닉 여성들이 2021년 조직한 ‘엘라’(ELLA)는 여성인권 문제 외에 유권자 등록, 지자체의 정책분석, 선출직 공무원 접촉요령, 시민운동 참여 방법 등도 다룬다. 엘라는 단체명의 약자이면서 스페인어로 ‘그녀’(her‘)를 뜻하기도 한다.
조직 창설자이자 강사인 마리아 퍼난데스는 최근 강의에서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놨다. 퇴근 후 귀가한 아버지가 설거지하는 남동생을 보고 자신에게 “재가 뭐하고 있냐”고 물었다고 했다.
“오늘은 재가 설거지할 차례”라고 대답했더니 아버지는 “차례라는 건 없다. 네가 매일 해야한다”며 꾸짖었다고 했다.
한 ‘학생’은 대중시설에 온 가족이 함께 갈 때 누구에게 제일 먼저 마스크를 착용해줘야 하느냐는 질문에 서슴없이 ‘남편’이라고 대답했다. 그녀는 남편이 자신의 ‘반쪽’이라고 교회에서 배웠다며 “자식은 또 나을 수 있지만 남편은 그럴 수 없기 때문에 보호해줘야 한다고 배웠다”고 대답했다.
다른 한 젊은 여성은 직장에서 자신이 낸 기발한 아이디어가 채택될 경우 꼭 남자 동료사원이나 상사가 공로를 가로챈다며 그런 일이 비일비재해 고과점수가 문제가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참는다고 토로했다. 많은 참석자들이 공감을 표했지만 “뭘 그런 걸 가지고ⵈ”라며 빈정대는 여성도 있었다.
퍼난데스는 참석자들에게 남존여비의 불편한 상황에 맞서야 하고 그런 관념이 고착화된 이유를 직시해야 한다며 자신이 겪은 아버지의 성차별에 누가 책임을 져야하느냐고 물었다. 참석자들은 ‘어머니’라고 입을 모았다. 퍼난데스는 자신이 아버지를 사랑하고 존경하지만 성차별은 별개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녀는 수강 여성들이 대부분 성차별을 겪어오며 살았고 그 것이 부당하다는 점을 알면서도 이를 화두로 내걸고 공개적으로 토론한 것은 첫 경험이라며 서니사이드, 그랜저, 야키마 등 3곳의 강의실이 항상 만원을 이룰 정도로 인기를 모은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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