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타운 한복판에서 한인 은행 지점을 노린 은행강도가 경찰과 3시간 넘는 대치극을 벌인 끝에 체포됐다.
이번 사건은 13일 오후 LA 한인타운 올림픽 블러버드와 뉴햄프셔 애비뉴 교차로 상가 건물에 위치한 뱅크오브호프 지점에서 발생했다.
LA 경찰국(LAPD)와 은행 측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45분께 청색 양복을 깔끔하게 차려 입은 히스패닉 남성이 올림픽가의 한남체인 건너편에 있는 뱅크오브호프 올림픽/버몬트 지점 안으로 들어 와 창구 직원에게 칼을 들이대고 돈을 요구했다.
이 창구 직원은 침착하게 책상 밑에 있는 경찰 호출 ‘패닉 버튼’을 곧바로 눌렀고, 몇분 후 경찰이 은행으로 출동했다. 범행 발생 당시 은행 안에는 직원들 외에 고객은 한 명도 없었으며, 이 지점에 근무하던 은행 직원들은 숨거나 안전하게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순식간에 경찰이 출동하자 은행 안에서 경찰과 협상을 벌이던 용의자는 오후 3시께 갑자기 은행 뒷편 뉴햄프셔 길 고객 주차장에 자신이 세워 놓은 차량으로 도주했으나 사전에 경찰이 차 안에 꽂혀있던 자동차 키를 빼놓아 도주에 실패하고 차 안에서 문을 걸어잠근 채 현장에 출동한 경찰 특공대(SWAT)와 대치에 들어갔다.
이날 은행강도 상황을 목격했던 한인 시큐리티가드는 “30대 초반쯤으로 보이는 용의자가 은행 안으로 들어 올 때만해도 그가 강도짓을 벌일 것이라고 생각을 못했었다”며 “뭔가 낌새가 수상해 지켜보는 순간 긴급 출동한 경찰이 은행 안으로 들이닥쳤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경찰이 용의자와 은행 안에서 협상을 진행하는 동안 은행 밖에서 고객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는데 주차장에 시동이 켜져 있는 인피니티 차량을 발견했다”며 “순간적으로 용의자 차량임을 직감하고 밖에 대기하고 있던 경찰에 이 사실을 알려 경찰이 미리 키를 빼 놓아 도주를 막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경찰 스왓팀은 오후 4시50분께 용의자가 타고 있던 차량 안에 최루탄을 발사했고, 손을 들고 나온 차량 밖으로 나온 범인을 체포했다.
이날 은행강도 상황 발생부터 종료까지 약 3시간 동안 LAPD는 베렌도와 뉴햄프셔 사이 올림픽길을 전면 차단했으며, 수십명의 경찰이 지점 건물을 에워싸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한 인명 피해나 재산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뱅크오브호프 은행 직원의 침착한 대처와 경찰의 신속한 출동으로 다행히 별다른 피해 없이 종결된 것이다.
이날 은행 밖에서 상황을 체크하던 뱅크오브호프의 대니얼 김 전무는 “창구 직원과 시큐리티가드의 침착한 대처와 경찰의 신속한 출동으로 큰 피해 없이 사건이 마무리돼 다행”이라며 “앞으로 은행 지점의 안전문제에 각별한 신경을 쓰겠다”고 말했다.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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