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명품 맥주들을 맛볼 수 있어 시애틀 일원 애주가들의 사랑을 받아온 ‘슬로 보트 태번’ 술집이 고작 7년간의 성업을 뒤로 하고 오는 29일 문을 영구히 닫는다.
힐맨 시티 동네에 자리한 이 허름한 맥줏집은 각종 광고판이 작은 출입구를 빼곡히 에워싸고 있다. 바에는 의자가 고작 6개뿐이고 지하실과 발코니 등에 자리가 더 마련돼 있다. 손님들은 공짜 땅콩으로 안주를 삼으며 껍질을 바닥에 아무렇게나 버린다.
높은 천장에는 고객들이 붙여놓은 현찰 등 장식물이 요란하다. 시애틀의 매그놀리아에서 유럽의 에스토니아에 이르기까지 손님들이 원하는 세계 각 지역의 명품 맥주들이 12개 꼭지를 통해 콸콸 나온다.
주인인 켄 프로보스트는 원래 슬로 보트 술집을 오래 운영할 생각이 아니었다며 이제 두 동료에게 가게를 양도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역시 주류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두 동료는 이 자리에 ‘미미’라는 새로운 이름의 바를 오는 여름 개설할 예정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프로보스트는 개업하기 전 ‘위버’라는 술집에서 일하면서 다른 나라의 맥주집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 일본과 벨기에를 포함한 여러 나라를 여행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나라마다 천차만별이었다며 결론은 자신의 취향과 능력에 맞는 맥주 집을 열어야 한다는 것과 “환상적인 맥주를 팔기 위해 반드시 환상적인 술집을 차릴 필요는 없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슬로 보트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폐업소식을 들은 고객들로부터 섭섭하다는 인사말이 쇄도한다며 그들 중엔 시애틀의 최고 셰프로 꼽히는 에반 레이틀링과 브래디 이시와타 윌리엄스도 포함돼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전국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비행기를 타고 시애틀을 방문, 29일 밤 마지막 영업 파티에 참석하겠다고 알려와 감동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프로보스트는 동업 파트너와 다른 곳으로 옮겨 맥주 집을 여는 계획을 의논하고 있다며 동료들이 ‘미미’ 술집을 개업할 때는 무슨 일이 있어도 참석해 축하해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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