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 크렘린궁 드론 공격 논란 “우크라군, 5월 대반격설 예고편”
▶ “러, 대공세 위한 보복 명분 쌓기”

3일 러시아 크렘린 상원 건물 돔 지붕 위에서 화염과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로이터]
봄철 대반격의 서막일까, 보복을 정당화하려는 자작극일까. 지난 2일 밤(현지시간) 러시아의 심장부나 다름없는 모스크바 크렘린궁(대통령 관저)에 대한 드론(무인기) 공격 시도를 두고 온갖 관측과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운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크렘린궁을 직접 겨냥한 공격이 이뤄진 건 처음이다.
배후는 불분명하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암살하려 했다”며 격분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자작극”이라고 반박했다. 어느 쪽이든, 군사적 긴장감은 극에 달하는 분위기다. 우크라이나의 공격이라면 ‘5월 대반격설’의 예고편일 수 있고, 러시아가 꾸민 일이라면 보복을 명분으로 대공세에 나설 게 뻔하다.
타스·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크렘린궁은 3일 성명을 통해 “2일 밤 우크라이나가 크렘린궁으로 드론 두 대를 날려 푸틴 대통령 암살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다만 드론들은 자체 방공망을 통해 모두 격추됐으며, 인명피해는 없다고 덧붙였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 외곽에 머물고 있었다고 한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 내부에서 발생한 이전 공격에 대해선 거의 공개하지 안 했던 데에 비해, 다섯 단락의 성명이 발표된 건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NYT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드론 두 대가 15분 간격으로 크렘린궁을 향해 날아든 뒤 불길을 내뿜으며 폭발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러시아는 형법 205조(테러 행위)를 적용해 공식 수사에 착수했다. 모스크바가 적의 폭격을 받은 건 1942년이 마지막이었다.
이튿날엔 사건 배후로 미국까지 끌어들였다. 크렘린궁 대변인은 4일 “이런 테러 행위에 대한 결정은 우크라이나가 아니라 미국이 내리는 걸 알고 있다”며 “우크라이나는 이를 실행할 뿐”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배후설을 즉각 부인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3일 핀란드 헬싱키 방문 중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우리 영토에서만 싸운다. 러시아가 국민들의 전의를 높이고자 이런 일을 꾸며낸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를 향해 대공세를 펴기 전, 보복의 명분을 쌓는 것이라는 의심이다.
실제 러시아는 4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 전국 주요 지역에서 대대적 공습을 가했다. 키이우 군정 수장은 “오늘 키이우에 대한 공격 강도가 올해 들어 가장 강력했다”고 말했다. 앞서 크렘린궁은 성명에서도 “러시아는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언제 어디서나 대응 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다”며 보복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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