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은 금리 부담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노동시장이 여전히 뜨겁다는 신호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의 민간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은 5월 민간 기업 고용이 전월보다 27만8천 개 증가했다고 1일 밝혔다.
지난 4월(29만1천 개)보다는 증가폭이 살짝 줄었지만,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7만 개)를 10만 개 이상 상회한 깜짝 결과다. 블룸버그 설문에 응한 전문가 중 실제 5월 증가폭 이상의 전망치를 제시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레저·접객업(20만8천 개), 광업(9만4천 개), 건설업(6만4천 개)이 지난달 일자리 증가세를 이끌었다.
다만 근로자들의 임금 상승세는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
ADP에 따르면 민간 노동자들의 임금은 전년 동월보다 6.5% 올라 4월(6.7%)보다 오름폭이 줄었고, 직장을 옮긴 노동자들의 경우 임금 상승폭이 1%포인트(4월 13.1%→5월 12.1%) 축소됐다.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5월 21∼27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3만2천 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주보다 2천 건 증가했으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3만5천 건)보다는 살짝 적었다.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180만 건으로 6천 건 증가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1년여 동안 기준금리를 급격히 올린 여파로 빅테크와 은행 등 대기업 화이트칼라를 중심으로 대량 해고가 잇따랐지만, 전체적으로는 아직 노동시장이 탄탄한 상태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민간 기업들의 4월 구인 건수가 1천10만 건으로 1천만 건대에 재진입했다는 전날 노동부 발표도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했다.
이에 따라 오는 13∼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둔 연준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당초 6월에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관측됐으나, 물가와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매파(통화긴축 선호) 진영을 중심으로 11연속 금리인상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조금씩 높아졌다.
그러나 은행 위기에 따른 신용 긴축과 향후 경기침체 우려 등을 고려해 일단 금리인상을 멈추고 상황을 관망하자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고용 자체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실업자 수가 적은 편이라는 사실은 매파들의 주장에 힘을 싣지만, 인플레이션에 직결되는 임금 상승세의 둔화는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의 동결 주장을 뒷받침할 수도 있다.
따라서 연준은 2일 발표되는 노동부의 5월 일자리 보고서 등 최신 지표를 주시하며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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