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비영리 단체인 AI안전센터(CAIS)가 지난달 30일 인공지능(AI) 기술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성명을 냈다. ‘챗GPT’를 개발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AI의 대부’로 불리는 제프리 힌턴 토론토대 교수 등 350명이 서명한 이 성명은 AI가 핵전쟁처럼 인류 멸망을 초래할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AI로 인한 멸종 위기를 막는 것이 전 세계의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3월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인류학자 유발 하라리 등 1,000여 명의 기업인과 연구자들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AI 개발 경쟁을 6개월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공개 서한을 발표하기도 했다.
AI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은 인터넷 상에서 ‘쇼고스(Shoggoth)’ 밈을 확산시키고 있다. 쇼고스는 미국의 SF 작가 H P 러브크래프트가 1936년 발표한 소설 ‘광기의 산맥에서’에 등장하는 가상의 괴생명체다. 소설에서 점액질의 거대한 아메바 같은 형체의 표면에 여러 개의 눈이 달린 모습으로 묘사되는 쇼고스는 최면으로 통제된 채 도시 건설에 이용되지만 점차 자의식을 갖추고 주인에 대항하기 시작한다.
뉴욕타임스(NYT)는 쇼고스를 챗GPT에 빗댄 밈이 인기를 끄는 것은 개발자의 예측과 이해 범위를 벗어나기 시작한 첨단 AI에 대한 불안과 경각심·혼란을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쇼고스야말로 AI 세계에 대한 가장 기괴한 사실을 담은 강력한 은유”라고 평했다.
국제사회도 챗GPT 등 첨단 AI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에 귀 기울이기 시작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달부터 생성형 AI에 대한 규제 논의에 착수할 예정이며 미국과 유럽연합(EU)도 수주 내 AI 행동강령 초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최근 열린 미·EU 무역기술협의회(TTC)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특히 생성형 AI와 관련해 극도의 (대책 마련의) 시급성을 느낀다”고 밝혔다. AI와 공존하는 시대를 질서 있게 열어가기 위해 우리나라도 AI 기술을 발전시키는 동시에 위험성과 혼란을 상쇄할 수 있는 정교한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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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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