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경찰국 산하 동부경찰서의 휴게실 안에 경찰관에 피살된 흑인청년의 모조 묘비와 도널드 트럼프의 ‘2020년 대선 깃발’이 전시됐던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021년 동부경찰서 경찰관의 바디캠에 찍힌 영상에는 경찰과 총격전 끝에 죽은 강도용의자 대마리어스 벗츠의 이름, 나이(19), 사망일자 및 흑인인권운동의 상징 로고인 움켜쥔 검은 주먹이 새겨진 모조 묘비가 휴게실 선반 위에 놓여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 영상에는 또 트럼프 깃발 외에 정식 성조기 및 경찰관들 사이에 불멸을 상징하는 동물의 실루엣도 나타난다.
벗츠는 2017년 4월20일 다운타운의 한 편의점에서 점원에게 권총을 들이대고 맥주를 강탈한 후 달아났다가 출동한 경찰관들과 총격전 끝에 3명에 중경상을 입히고 본인도 11발을 맞아 현장에서 숨졌다.
시애틀경찰국과 법원 배심은 당시 경찰관들의 총격이 정당방위였다고 결론지었다.
벗츠의 어머니 앤 벗츠는 “내 아들을 죽인 경찰이 그의 가짜 묘비를 트로피처럼 전시하고 희희낙락하는 행위를 경찰당국이 용인한 사실을 알고 가슴이 메어졌다”는 비난 성명서를 라 론드 베이커 변호사를 통해 발표했다.
그녀는 경찰이 2차 가해를 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반드시 경찰국의 공식사과를 받아내겠다고 강조했다.
미국 시민자유연맹(ACLU)의 워싱턴 지부장이도 한 베이커 변호사는 벗츠의 모조 묘비를 경찰국 안에 전시한 경찰관들의 모욕적 행동이 끔찍하지만 ACLU는 모든 경찰관들이 볼 수 있는 휴게실에 이를 전시하도록 용인한 시애틀경찰국에 더 큰 좌절감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경찰국은 성명을 발표하고 “그런 물건들이 어떻게 휴게실 선반에 놓여있었는지 알 수 없지만 벗츠의 모조 묘비를 꼭 ‘트로피’로 볼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다.
경찰국은 시위자들이 이 같은 물품을 현장에 남겨놓기 일쑤이며 경찰관들이 이를 수거했다가 법적 절차를 따라 처분할 때까지 휴게실에 보관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동부경찰서가 위치한 캐피털 힐 지역에선 2020년 미니애폴리스 경찰의 조지 플로이드 살해사건 이후 과격 흑인인권 시위가 오래 동안 이어졌었다.
문제의 바디캠 동영상은 2021년 1월 거리낙서(그래피티) 신고를 받은 경찰관들이 출동하기에 앞서 한 경관의 바디캠에 우연히 촬영됐다.
체포된 그래피티 용의자들의 위임을 받은 브래든 펜스 변호사는 공문서 공개법에 따라 이 동영상을 확보했다며 이 사건이 벗츠 케이스와 관련은 없지만 “시애틀 시민들이 경찰국의 행태를 주지할 권리가 있기 때문에 이를 공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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