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D 포토맥 Glenston Museum-
메릴랜드 포토맥에 자리한 글렌스톤 미술관은 2차 세계대전 이후 현대 미술품을 주로 전시한다. 소장품은 1200여점이나 관람객이 볼 수 있는 작품은 100여 점이다. 작가별로 8개의 전용관을 만들어 전시하기 때문이다. 전시장도 작품에 따라 자연광과 조명을 사용한다.
미국 최대 규모의 개인 미술관이라지만 작품 보다는 면적이 230에이커로 가장 큰 곳이다. 이곳은 메릴랜드 부호인 미술 애호가 미첼 레일스 부부가 운영하며 2006년부터 미술관을 무료로 대중에게 공개했고 2018년에 증축 재개관했다. 소장품은 전시 경험이 15년 이상인 작가들의 검증된 작품만 수집한다.
증축 공사는 뉴욕의 건축가 토마스 파이퍼Thomas Phifer가 맡았다. 건물 내외관 모두 미니멀한 디자인이다. 작품 관람에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를 제거해 미술품과 자연에 집중하도록 했다. 전시장은 인공조명을 적게 쓰는 대신 빛과 그림자를 적절히 사용한 설계가 돋보인다. 전시장마다 천장을 통해 빛을 받아들이는 구조다. 유감스럽게도 실내 전시 작품들은 촬영이 불가하다.
계절에 따라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야외 조각품들은 이곳의 화룡점정이다. 40만 제곱미터 면적의 녹지에 배치된 조각품과 조경이 일품이다. 작품 감상이라고 하기엔 야외의 조경이 아름답고 고요해서 사색하면서 돌아보니 마음이 맑아지는 듯 하다.
주차장에서 미술관 본관인 파빌리온까지 초원을 가로질러 10분 정도 걸어가야 한다. 레일스 부부는 이 버진로드를 관람객들이 걸으며 기대와 설레임 그리고 고요함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입구에서 걷다 보니 가장 먼저 언덕에 있는 제프 쿤스의 거대한 조각품이 눈길을 끈다. 강아지 모형의 철제에 겨울을 제외한 계절마다 다채로운 꽃으로 장식한다. 호숫가에는 엘즈워스 켈리의 높이 14m짜리 스틸 기둥이 서 있고, 펠릭스 곤잘레스 토레스의 설치물은 하늘을 비추는 거울처럼 앉아 있다. 야외 조각품은 감탄할 만큼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있다. 미술관 실내의 작품들은 자연광에서 놀고 있고 야외 조형물은 자연과 함께 뒹굴고 있다. 같은 작품인데도 계절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것은 자연이 덤으로 주는 선물이다.
이 곳은 포토맥의 주민들도 잘 알지 못하는 곳이었다가 워싱턴 포스트 등 지역 문화지에 자세히 보도된 이후 방문객이 늘어났다. 입장료는 없지만 미리 예약한 사람만 들어갈 수 있고 12살 미만은 입장이 안된다. 야외 카페도 두 군데나 있어 산책 중 들려 대자연 속에서 느긋한 시간을 가지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웨일스 부부는 “미술관이 유명해지고 무작정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이 아니라 진정으로 미술을 즐길 줄 아는 마니아들이 방문하길 원한다.”고 말한다. 미술 애호가가 아니더라도 이런 곳을 보면 저절로 즐기게 될 것이다. 디자인과 디테일, 예술과 건축 및 조경의 시적인 통합을 보여주는 글렌스톤이야말로 백문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제대로 맞는 곳이다.
위치: 12100 Glen Road Potomac, MD 20854
시간: 목-일, 오전 10시-오후 5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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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숙 / 서양화가<게이더스버그,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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