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해 최빈국 아이티에서 갱단이 종교단체가 주도한 시위대에 총기를 난사해 최소 7명이 사망했다.
27일 아이티 매체 '메트로폴르'와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사건은 전날 수도 포르토프랭스 외곽 카나안에서 발생했다. 카나안은 2010년 아이티 대지진으로 집을 잃은 이들이 모여 만든 거주지다.
교회 목회자 주도로 모인 100여명은 막대기와 마체테(칼)를 들고 갱단 폭력에 항의하는 구호를 외치며 거리를 행진하다가, 자동소총 등으로 무장한 갱단원의 공격을 받았다.
현지 인권단체들은 최소 7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부상자도 수십명에 이르는데, 일부 위독한 중상자가 있어서 사망자는 더 늘 수 있다고 인권단체 'CARDH'는 전했다.
몇몇 교회 신도들은 갱단원에 의해 납치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셜미디어에는 당시 갱단 공격 장면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공유됐다. 거리에서 총을 맞는 시위자와 바닥에 쓰러진 사람들의 모습도 담겼다.
아이티에서는 2021년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암살 이후 극적으로 악화한 사회 분위기를 틈타 갱단이 수도 포르토프랭스를 중심으로 활개 치고 있다.
경찰력마저 크게 약화한 상황에서 많은 아이티 주민은 '브와 칼레'라는 민간 자경단에 가입해 갱단 폭력에 직접 맞서고 있다. 껍질을 벗긴 나무라는 뜻의 크레올 언어인 브와 칼레는 현지에서 '신속한 정의'라는 의미를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말이다.
브와 칼레는 한때 아이티의 새로운 희망으로 자리 잡는 듯했으나, 현재는 갱단 보복심리를 자극하며 아이티를 더 큰 폭력의 소용돌이로 몰아넣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앞서 유엔은 4월 24일부터 8월 중순까지 350명 이상이 자경단 활동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사망자는 대부분 갱단원이지만, 일반 시민(46명)과 경찰관(1명)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은 아이티 치안 보장을 위해 아프리카 케냐를 중심으로 한 다국적 경찰력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케냐 대표단이 아이티를 방문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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