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고 있는 집의 형태는 지역에 따라 많이 다르다. 스위스가 찍힌 겨울 달력을 보면 지붕이 이등변 삼각형처럼 뾰족하고, 눈이 없는 호주 시드니의 집들은 지붕이 평평하다. 보는 사람 눈에는 한 폭의 그림 같이 아름답지만 실상은 그 지방의 환경에 최적화된 집의 구조로 지어진 것이다. 눈이 많이 내리는 지방은 눈이 바로 땅 위로 떨어지지 않으면 눈의 무게로 인해서 지붕이 주저앉기 때문이다.
남미를 여행하다 민박집에 가보면 단열재가 없는 통나무집이 많다. 산장 같은 느낌을 주는 이런 형태의 집도 안락함과 포근함을 주지만, 이 역시 일 년 온도의 편차가 크지 않기 때문일 거다.
미국에서도 서부 지역에는 지진의 위험이 있어 지하가 없고, 남부 지역에는 허리케인 때문에, 중부 지역엔 토네이도 때문에 지하가 없는 구조의 집들이 많다. 워싱턴 지역은 비교적 자연재해가 없어서 지하도 있고, 적당히 눈도 내리기 때문에 적당한 각도의 지붕을 갖고 있다.
대한민국도 북부 지역은 춥기 때문에 ㅁ자 형태의 집이고, 중부 지역은 ㄷ자, 남부 지역으로 내려가면 1자 형태의 집이고, 바람이 많이 부는 제주도는 돌담으로 되어있다. 지금은 어디든 아파트 일색이지만, 이 역시 지역에 따라 창호든 마루든 강조되는 곳이 다르다.
추운 곳에서는 사람처럼 집도 월동준비를 해줘야 한다. 그 대표적인 것이 집 앞뒤로 나가 있는 수도가 얼지 않도록 밸브를 잠가주는 일이다. 이런 수도 밸브를 윈터라이징 밸브라고 부르는데, 보통은 기계실 천장에 있고, 가끔은 지하실 세면대 아래 싱크대 안에 있는 단지도 있다.
이 밸브를 잠근 후에는 한 가지 할 일이 더 있는데, 집 앞뒤에 있는 수도꼭지를 열어 이 밸브에서 집 안 수도꼭지까지 연결된 수도관 속에 있는 물을 다 빼내는 것이다.
물이 얼면 팽창되기 때문에, 자칫 밸브와 수도꼭지 사이의 관이 얼어 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윈터라이징 밸브를 잠가야하는 시기는 가로수가 단풍으로 물들면, 또는 핼로윈 축제 즈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또 하나는 겨울에 휴가를 떠날 때, 집 내부의 온도 조절기를 끄지 않는 것이다. 전기료 아낀다고 끄고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많은데, 온도를 약 60도 정도로 내려놓고 떠나도 거의 작동하지 않는다. 작년 연말에도 끄고 여행을 떠났다가, 마침 그때 30년 만의 추위로 수도관이 터져 이웃의 연락을 받고 여행 중에 급히 돌아온 가족도 있었다. 지금까지 끄고 여행을 다녀왔는데 사고가 없던 것은 운이 좋았던 거다. 올해는 모두 월동 준비를 잘 해서 무탈한 겨울나기를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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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 정 / 워싱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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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 살면서 이 걱정 안해서 살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