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고위 발언 절반 이상 尹정권 비판… “비정상의 나라로 후퇴”
▶ “단일 대오로 희망 개척하는 것이 우리 소명”…원심력 차단 부심
흉기 피습 사건 15일(이하 한국시간) 만에 당무 일선에 복귀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일성은 4월 총선에서의 정권 심판이었다.
자신이 겪은 사건을 민주주의 위기의 단면으로 보는 한편, 민생과 외교·안보 등 국정이 총체적 위기에 빠졌다고 강조하면서 민심이 이를 바로잡아달라는 호소를 유권자들에게 전달했다.
총선 결과에 따라 자신의 정치적 명운도 달라지는 만큼 선거 승리를 최우선 과제로 보고 정권 심판의 명분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미소를 띠며 등장했다.
회의실 배경 문구도 '다시,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로 바뀌었다.
이 대표는 "그동안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며 "정치가 살자고 하는 일이고, 살리자고 하는 일인데 오히려 죽음의 장, 전쟁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흉기 피습 사건을 극단적인 대결 구도의 산물로 규정한 셈이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에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모든 국민에게 평등해야 할 법이 특정인에게는 특혜가 되고 있다"며 "정상적인 나라가 아니라 비정상적인 나라로 후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신을 비롯한 야권 인사들에 대한 수사가 강도 높게 진행되는 반면, 정부·여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도입에 소극적인 상황을 비판한 것으로 읽힌다.
한반도 정세를 두고도 "적대하고,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얼마나 위험하게 만드는지 정부·여당은 모르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이 대표는 이처럼 모두발언의 절반 이상을 윤석열 정권 비판에 할애했다.
이어 "민주당은 이 정권의 2년간 행태나 성과가 결코 국민의 기대에 부합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선거 승리를 위한 키워드로 '통합'을 제시했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후 열린 인재영입식 모두발언에서 "안타깝게도 이낙연 전 총리께서 당을 떠나셨고, 몇 의원들께서 탈당하셨다"며 "통합에 많은 노력을 다했지만,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일한 대오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자 소명"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와 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 등 비명(비이재명)계 3인방이 탈당한 것을 계기로 원심력 확대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이를 불식하고자 한 것이다.
추가 탈당이 있을 경우 '분당 사태'로 확산하고, 이는 총선을 앞두고 당의 전열에 악영향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피습 사건의 여파로 이 대표 주변의 안전 관리가 이전보다 강화된 모습이다.
최고위원회의 참석에 앞서 국회 본청에서 간단한 당무 복귀 소감을 밝히는 자리에는 별도의 국회 측 경위 인력이 배치됐다.
통상 이 대표의 발언이 끝나면 취재 기자들이 밀착해 문답이 이뤄졌으나, 이날은 민주당의 요청에 따라 취재진이 미리 정한 기자 한 명이 사전에 취합한 질문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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