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10월 이후 열수 지속 배출…가동 초기단계 가능성”
핵무기용 플루토늄 생산 우려가 제기되는 북한 영변 핵단지 내 실험용 경수로(ELWR)가 이미 가동돼 서서히 출력을 올리는 단계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작년 10월부터 이달 15일 사이 민간위성업체들이 찍은 고화질 열화상 이미지 등을 분석한 결과 ELWR 원자로 격납건물의 온도가 통상보다 낮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24일 이같이 분석했다.
이 매체는 ELWR에 연결된 배전시설의 온도가 높아지고 냉각수 배출구로 대량의 열수(熱水)가 지속적으로 배출되고 있다면서 "이는 가동 전 시험 중이거나, 가동 초기 단계임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2009년부터 ELWR 건설을 결정했으며 2013년에는 이미 외관상 건설이 끝난 듯 보였으나, 이후 10년이 지나도록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가지 못한 상태였다.
그러나, 2021년 4월부터 ELWR 원자로에 연결된 터빈 발전기에서 약 100m 떨어진 지점에 용도불명의 3층 건물이 추가로 지어지기 시작해 2022년 8월 완공됐고, 작년 10월부터는 인근 구룡강으로 대량의 열수가 배출되기 시작했다.
38노스는 "현재 ELWR 펌프실 남쪽에 두개의 배수구가 있다"면서 "화상 분석 결과 이중 더 큰 남쪽에 있는 배수구는 ELWR의 터빈발전기 남쪽 측면에서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2023년 10월 초 이전에는 이처럼 일관적이고 대량으로 (열수가) 배출된 적이 없었다"면서 "ELWR의 터빈발전기가 있는 건물 지붕의 눈이 예년보다 빠른 속도로 녹은 것도 일정 수준의 가동이 이뤄지고 있음을 암시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작년 10월부터 12월 사이 인공위성이 촬영한 ELWR의 열화상 이미지를 보면 영변의 5MW 흑연감속로와 ELWR에서 열반응이 갈수록 강해지고, 구룡강으로 흘러드는 열수의 양도 증가하는 걸 볼 수 있다.
다만, 붉게 빛나는 5MW 흑연감속로와 달리 ELWR 격납건물의 열방출은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란 점이 눈에 띄는 지점이다.
5MW 흑연감속로는 차단벽이 없고, ELWR는 이중 차단벽 등 안전시설을 갖췄다는 점을 고려해도 완전가동 상태라면 이 정도의 차이가 날 수는 없다고 38노스는 지적했다.
38노스는 "가동 전 시험 단계라면 외부전력 등을 이용해 열교환기 작동 등을 시험할 수 있고 ELWR 송배전시설의 온도가 높아진 것도 그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다만, 10월부터 상당한 양의 열수가 지속적으로 배출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ELWR이 당초 설계보다 저출력으로 가동을 개시한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 원자로는 최초 가동 후 6개월에서 1년에 걸쳐 정상궤도까지 서서히 출력을 높이는 '램프업'을 거치는데 ELWR가 현재 램프업 초기 단계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38노스는 북한이 ELWR 가동에 성공한다면 무기용 플루토늄 생산 능력이 기존의 세배 이상으로 확장될 것이라면서 "사용 후 핵연료 냉각 및 재처리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할 때 2025년부터는 ELWR에서 나온 플루토늄을 쓸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북한이 가동 중인 기존 5MW 흑연감속로는 연간 6㎏ 상당의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대략 핵탄두 하나를 만드는 데 필요한 분량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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