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일본 ‘전범 기업’의 본사와 공장을 잇따라 폭파했던 무정부주의 성향의 무장단체 ‘동아시아 반일무장전선(이하 무장전선)’의 조직원이 수배된 지 반세기 만에 자수했다. 무장전선은 한반도와 아이누를 침략해 식민지화했던 일본 제국주의를 비판하고, 미쓰비시중공업 등 전범 기업을 “아시아 침략에 가담한 곳”이라며 공격 표적으로 삼았던 단체다.
28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가나가와현 가마쿠라시의 한 종합병원에 입원한 한 남성은 지난 25일 병원 관계자에게 자신이 무장전선 조직원이었던 기리시마 사토시(70)라고 밝혔다. 말기 암으로 매우 위독한 상태인 그는 평소 사용하던 가명으로 건강보험증 없이 입원했지만, “(삶의) 마지막은 본명으로 맞이하고 싶다”며 이를 경찰에 알리라고 말했다.
일본 경시청 공안부가 접촉한 결과, 이 남성은 범인만이 알 수 있는 사건 정보나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리시마 본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경시청은 가족과의 DNA 대조 등을 실시해 진범 여부를 확인하고, 약 50년간의 도피 생활에 대해서도 수사할 계획이다. 기리시마의 공소시효는 정지됐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처벌은 가능하지만, 병세가 매우 위중해 구속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본 경찰은 1975년 5월 19일 무장전선 주요 멤버를 체포한 후, 도주 중이던 기리시마를 49년 동안 찾아 왔다. 지금까지도 일본 전국 경찰서와 파출소엔 기리시마의 흑백 사진이 실린 지명수배 전단이 붙어 있다. 사람들은 그가 반세기 동안 체포되지 않은 이유를 ‘해외 도피’로 여겼으나, 실제로는 수도권인 가나가와현 후지사와시의 한 토목회사에서 수십 년간 일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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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께서 돌아가셨구만.. 하루 빨리 동상 설립을 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