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헨·우루과이·칠레 곳곳서 폭염 비상사태… “외출 말라” 권고
▶ 아르헨·콜롬비아·파라과이, 화재까지 겹쳐 산림·들판 잿더미
한국과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남미 국가들이 남반구 한여름 불볕더위에 허덕이고 있다.
섭씨 40도를 넘나드는 숨 막히는 고온에 폭염경보가 잇따르고 있고, 일부 지역에서는 건조한 날씨 속에 산불까지 발생하면서 산림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30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우루과이 등 남미 국가들 기상청 예보자료와 소셜미디어 공지 등을 종합하면 아르헨티나에서는 중북부를 중심으로 낮최고 기온이 40도까지 오르는 더위가 며칠째 이어지고 있다.
현재 이 나라에는 23개 주(州) 가운데 20개 주에 폭염 관련 경보 또는 주의보가 발령됐다.
이중 멘도사, 네우켄, 리오네그로, 라팜파, 산루이스, 산후안, 부에노스아이레스 남부에는 최고기온이 38도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할 때 내리는 최고 수준 경보(적색경보)가 발령됐다.
아르헨티나 기상청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에는 웬만하면 햇볕에 과도하게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경고 메시지와 함께 주민들에게 충분한 수분 섭취를 권고했다.
이웃 나라 칠레와 우루과이 역시 국토 절반가량에 예비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우루과이 기상청은 홈페이지를 통해 "다음 달 1∼4일 해안가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 낮 최고 기온이 34∼38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안내했다.
약 2주 전 체감온도가 60도에 달하는 '살인적' 고온으로 신음했던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한풀 꺾였던 더위가 다시 기승을 부릴 조짐이다.
브라질 기상청은 "금주 주말까지 기온이 35도 안팎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하며, 노약자에게 외출을 삼갈 것을 당부했다.
산불로 인한 맹렬한 화마의 기세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특히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 북부 희귀 식물 밀집 지역인 로스알레르세스 국립공원의 산불은 일주일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지방자치단체인 추부트주(州) 당국은 소셜미디어에 나흘간 약 20㎢의 산림 피해가 발생했다고 추산했다.
이는 전날 내놓은 피해 추정 규모(10㎢)의 2배로, 일부 누락됐던 면적과 추가 화재 피해 지역을 합산한 것이라고 현지 일간지인 라나시온은 전했다.
공원 관리 총책임자인 다닐로 에르난데스 오타뇨는 텔람 통신 인터뷰에서 "덥고 건조한 환경에서 진화 작업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며 "원시림을 포함한 희귀 식물 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이 지구상에 살고 있는 그 누구도 일주일 전의 상태로 이 숲을 볼 수 없게 됐다"고 절망적으로 말했다.
국경을 맞댄 칠레에서도 푸에르토 몬트 산불이 닷새 넘게 계속되면서, 8㎢ 이상이 훼손됐다고 칠레 정부는 밝혔다.
파라과이 소방관들은 이날 화재 신고를 접수한 산베르나르디노와 아레구아 인근 들판에서 진화 작업에 안간힘을 썼고, 한때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 주변을 연기로 뒤덮을 정도로 무섭게 타오른 불길도 여전히 꺼지지 않고 있다.
현지 기상청들은 일련의 기상 현상 뒤에 엘니뇨 현상이 자리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엘니뇨 현상은 적도 부근 남미 지역 바다 등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것이다.
앞서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해 11월 보도자료를 통해 "2024년 초까지 엘니뇨가 지속할 확률은 90%에 이른다"며 극단적인 기후 현상이 더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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