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4반세기 전 시애틀을 떠난 보잉 본사를 다시 시애틀에 환원시키도록 주주총회가 표결로 결정하자는 한 ‘훼방꾼’ 노인 주주의 제안을 보잉 이사회가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보잉주식 1만주를 소유한 월터 라이언(83)은 최근 잇따른 기체결함 사고로 보잉주가가 폭락한 것은 최고경영진이 생산기반과 너무 떨어져 있어 회사 결정이 적시에 정확하게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며 본사를 시애틀로 귀환시키는 문제를 주주총회서 결정하자고 제의했다.
보잉 측은 주주가 개인적으로 본사 이전 같은 중요한 정책결정을 이사회에 강요하는 것은 경영진이 가진 특권에 대한 간섭이라고 지적하고 이사회가 연방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라이언의 제의를 주총 의제에 포함시키지 않을 권한이 있다는 해석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라스베이거스에 살며 시애틀에는 와본 적도 없는 라이언은 청년시절 시카고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다가 주식시장에 관심을 갖고 1980년대 가게를 300여만달러에 판 후 대학에 들어가 증권공부를 했다. 지난 20여년간 재산을 불린 라이언은 주로 주가가 떨어진 대기업체 주식을 적극 매입하면서 부실운영을 이유로 경영진을 잇달아 제소했다. 현재도 2건의 단체소송이 진행 중이다.
라이언은 2017년 보잉 737-MAX 기가 인도네시아에서 첫 번째 추락한 직후 337달러 이하로 떨어진 보잉주식을 매입했다. 그는 보잉이 기체결함을 해결하면 주가가 곧바로 반등할 것으로 믿었지만 주가는 현재 200달러 선까지 떨어져 자신의 투자가 40% 이상 날아갔다고 주장했다.
그는 돈이 소송의 목적이 아니라 투자기업이 경영을 잘 해서 영업실적이 오르고 그에 따라 주가와 수당이 상승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며 보잉 소송도 마찬가지 맥락이라고 주장했다.
보잉은 2001년 항공교통의 중심지 진출이라는 명분으로 시애틀에 있던 본사를 주정부의 간곡한 만류를 뿌리치고 시카고로 이전했고 20여년 후인 2022년 북부 버지니아로 다시 이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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