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총격에 의한 한인 양용(40)씨 사망 사건이 발생한지 3주가 지났다. 그러나 정신질환 환자였던 양씨가 왜 경찰의 총탄에 생명을 빼앗겼는지는 유가족과 한인들에게 여전히 이해될 수 없는 의문으로 남아있다.
LA경찰국(LAPD)은 경찰총격 사건으로는 이례적으로 사건 발생 2주만에 바디캠 동영상을 조기 공개했지만 총격의 정당성에 대한 의문은 더욱 커지고 있다. 동영상에 담긴 총격 장면이 일반인의 상식으로는 경찰의 정당한 대응이라고 받아들이기 힘들뿐더러, 공개된 동영상이 사건의 전후를 모두 파악할 수 있는 전체 자료가 아닌, 경찰 당국이 임의대로 편집한 25분여 분량의 축약본이기 때문이다.
공개된 영상에서는 경찰이 밝혔던 총격 당시 양씨가 칼을 들고 있었다는 점만 확인됐을 뿐, 현장에서 보인 경관들의 행동은 정신질환자의 흥분된 상태를 악화시킨 과잉대응이었다고 느끼기에 충분했다. 양씨가 경관들에게 직접적인 위협이 될 만큼 돌진하는 움직임도 없었고, 총격 경관이 아파트 문 밖에서 발포한 점, 그리고 이미 쓰러진 양씨에게 즉각 응급처치를 하지 않은 채 수갑을 채우는 충격적 장면 등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동영상 공개 후 유가족의 변호인이 ‘일어나지 말았어야할 불필요하고 부당한 총격에 의한 죽음’이라고 개탄한 것은 당연한 반응이다.
이같은 의문들을 해소할 철저한 진상조사를 위해서는 유가족의 요구대로 LAPD가 아닌 카운티 또는 주검찰 기관에 의한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조사, 그리고 단 1초의 누락이나 숨김도 없는 바디캠 및 관련 자료의 100% 공개가 이뤄져야한다. 그리고 현장에 먼저 나와 있던 정신건강국 직원의 초동 대처와 판단에 문제가 없었는지도 철저하게 따져봐야 한다.
또 하나 잊지 말아야할 것이 있다. 유가족들 앞에는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억울함을 풀기 위한 길고 지난한 과정이 놓여있다는 점이다. 현재 유가족을 돕기 위한 ‘고펀드미’ 모금과 함께 정신건강 환자에 대한 경찰의 총기사용 제한을 촉구하는 ‘체인지’ 청원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한인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언제든 나와 내 가족도 경찰 과잉진압의 희생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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