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어느 날. 청소를 하고 묵주기도를 드리면서 ‘구원의 빛’ 부분을 읽다 보니 피곤이 몰려와 살짝 잠이 들었다. 눈을 뜨고 보니 어느 새 1시간 반 경과… 예정에 없던 잠이었지만 어쩐지 몸은 아주 가벼워졌다.
가뿐한 기분으로 잠시 후, 시민권 준비 문제를 보고 있는데 남편 요셉이 야드세일에 들러 나무로 된 술병과 술잔, 놋쇠로 된 촛대를 여러 개 사 들고 왔다. 나는 언제나 버릇처럼 “남이 쓰다가 싫증 난 물건들을 많이도 사 왔네.”라면서 한 말 또 하고, 한 말 또 하고 계속해 투덜댔다. 그리고 내 머릿속은 온통 버리고 싶다는 생각만 가득했다.
이런 내 모습 너머로 요셉은 그저 “좋아 보여서 샀는데, 보면 볼수록 기가 막히게 잘 만들었네”라면서 잔뜩 신이 난 듯 보고 또 보며 빙그레 미소까지 지으며 좋아했다. 나는 하염없이 고물 딱지 같은 물건을 산 남편이 마냥 못 마땅스럽기만 했다.
잠시 후, 요셉이 요리조리 한참을 만지작거리며 만족해하던 모습을 뒤로하고 일 관계로 외출을 했다. 적막하게 홀로 남겨진 시간. 가만히 생각해 보니 ‘사람마다 취향이 다른데, 나는 왜 그리 요셉한테 투덜거리기만 했을까?’. 잠시나마 반성을 하며 지금부터라도 내 남편 요셉이 하는 일을 매사 존중하고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는 노력을 하리라 다짐했다.
“투덜대는 나에게 늘 빙그레 웃으며 참으신 당신은, 세상 하나 뿐인 멋진 내 사랑입니다.”
<주영자 엘리사벳 애난데일,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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