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체부·저작권보호원 공동 설립
▶ 디지털 포렌식 기술로 증거 확보
▶ 인터폴·관련국과 국제 공조 지원
디지털 시대, 초연결 시대에는 정보 접근성이 극대화된다는 장점이 있다. 인터넷과 모바일 디바이스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방대한 양의 정보에 즉시 접근할 수 있다. 문제는 그 반대 급부의 성격으로, 저작권 침해의 규모와 빈도도 국경을 초월해 급증한다는 점이다.
우리의 K콘텐츠 역시 저작권 침해의 주요 피해 당사자다. 예를 들어, A국적을 가진 운영자가 B국가에 서버를 두고, K콘텐츠를 C국가의 언어로 번역해 불법 유통하는 방식으로 저작권을 침해했을 경우다.
어느 곳, 어느 단계부터 대응을 시작해야 하는지에 대한 결정조차 쉽지 않다. 그러므로 디지털 증거 확보 및 분석에 기반해 불법 운영자를 특정하는 활동이 중요하다.
실제로 지난해 말 피해 규모만 무려 5조 원에 달하는 대형 불법 유통 사이트 ‘누누티비’ 운영자가 검거됐다. 수사기관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서버 접속 시 다중 가상 사설망(VPN)을 활용하는가 하면, 결제도 해외 신용카드나 해외 가상 자산 거래소를 이용하는 치밀함을 보였지만 끈질긴 추적에 결국 두 손을 들었다. 지난해 7월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보호원, 인터폴과 필리핀 수사기관이 함께 필리핀 현지에서 불법 IPTV를 운영(피해 추정액 약 297억 원)하던 운영자를 검거해 사이트를 폐쇄하기도 했다. 저작권 디지털 포렌식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증거 확보와 분석, 이를 기반으로 한 국제 공조 등 여러 요소가 잘 맞아떨어졌다.
정부는 2023년 8월 ‘K-콘텐츠 불법유통 근절 대책’을 발표하고, 그해 10월 문체부와 한국저작권보호원 공동으로 ‘저작권 범죄 분석실’을 신설했다.
과학수사 체계 구축을 위해 수사 지원 경험이 풍부한 전문 인력과 최신 디지털포렌식 소프트웨어(SW) 및 장비도 확충했다. 올해는 인력을 늘리고 팀장급 인력을 추가 배치하는 등 인적 역량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사진을 지브리 화풍으로 변환하는 놀이가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다. 지브리 창작자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본인 화풍을 본뜬 이미지가 불과 몇 초 만에 뚝딱 만들어지는 상황을 보고 마음이 편치 않을 성싶다. 이런 AI 이미지에 대해서도 ‘저작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으나, 일본 문부성은 ‘단순한 작풍이나 아이디어는 침해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힌 상태다.
다만, 법적 판단과는 별개로 창작자의 독창적인 예술을 존중하고 아끼는 마음도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디지털 세상 속에서도 예술 작품의 가치와 창작자의 권리를 존중하고 지켜주는 따뜻함은 여전히 인간의 중요한 마음가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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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 한국저작권보호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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