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뇌물공여 혐의 연이틀 조사…尹에 무상여론조사 대가로 보궐선거 개입 의혹

(서울=연합뉴스) 공천개입 의혹을 받는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31일 뇌물공여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김건희 특검 사무실로 출석하며 취재진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7.31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들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소환된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는 공천개입 의혹 규명의 열쇠가 될 인물로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을 지목했다.
명씨는 31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10시께 특검 조사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로 출석해 조서 열람 시간을 포함해 13시간30분가량 조사받았다.
뇌물공여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명씨는 8월 1일에도 대면 조사가 예정돼 있다.
첫날 조사를 마친 명씨는 취재진에 "작년 11월 15일 새벽 1시30분에 구속된 이후 정식 조사만 20번 이상 했다"며 "특검 수사 방향을 알 수 없지만 검찰에서도, 특검에서도 성실하게 답변 중"이라고 밝혔다.
명씨는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핵심 당사자로 지목된 윤 의원이 가장 잘 알 것이라고 주장했다.
명씨는 2022년 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81차례에 걸쳐 불법 여론조사를 해준 혐의를 받는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이를 대가로 그해 치러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공천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게 이른바 '공천개입 의혹'의 뼈대다.
명씨는 윤 전 대통령, 김건희 여사와 여러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보궐선거 공천 발표 전날인 2022년 5월 9일 명씨에게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며 "상현이(윤 의원)한테 내가 한 번 더 이야기할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말하는 녹취록까지 공개됐다.
명씨는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윤 의원이 김 전 의원의 공천에 대한 진상을 가장 정확하게 파악한 인물이라고 지목했다.
명씨는 당시 윤상현 의원이 '친윤'(친윤석열계) 권성동·윤한홍 의원과 연락한 내용을 공유했다며, 두 의원이 창원 의창구 후보로 김 전 의원이 아닌 다른 인물들을 밀었다고 주장했다.
친윤 핵심들의 지지를 받은 다른 후보를 제치고 김 전 의원이 공천을 따낸 경위 전반을 윤 의원은 알고 있을 것이라는 취지다.
이와 관련해 윤 의원은 지난 27일 업무방해 등 혐의 피의자로 특검팀에 소환돼 2022년 5월 9일 무렵 실제로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의원의 공천에 대해 통화했다고 시인했다.
그는 "잘 논의하겠다고 답변했다"며 통화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이후 김 전 의원의 공천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은 없었다고 진술했다.
윤 의원은 특검팀에 공관위 위원들의 투표를 거쳐 과반수 이상의 표를 얻은 김 전 의원이 공천을 받게 됐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씨는 작년 4·10 총선 공천개입 의혹에도 연루돼 있다. 이는 김 여사가 작년 총선에서 김상민 전 검사를 김영선 전 의원 선거구인 경남 창원 의창에 출마시키기 위해 힘을 썼다는 내용이다.
당시 김 전 의원을 지원했던 명씨는 김 여사로부터 "창원 의창구에서 김상민 검사가 당선될 수 있도록 지원하라. 그러면 선거 이후 장관 또는 공기업 사장 자리를 주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해왔다.
특검팀은 보궐선거 때 각각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과 당 대표였던 윤 의원,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의 주거지와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한 상태다.
김 전 의원과 김 전 검사의 주거지와 사무실도 압수수색했다.
아울러 특검팀은 최근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압수수색하면서 박완수 경남지사·김진태 강원지사 공천 개입 의혹도 영장에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개입으로 윤한홍 의원 대신 박완수 의원이 공천된 게 아닌지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명씨는 이날 취재진 앞에서 "김건희 여사가 박완수 경남지사 전화번호를 한번 물어보셔서 그렇게 전해드린 건 기억이 난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이틀간 명씨를 상대로 공천개입 의혹의 실체를 추궁한 후 윤 전 대통령 부부를 향해 수사망을 좁힐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