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의 전설이자 한국 축구의 간판스타 손흥민이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 LAFC에 합류하자 남가주 한인사회가 들썩이고 있다. 내년도 시즌 티켓은 판매 시작 2주 만에 전량 매진됐다. 런던까지 날아가 직관하던 팬들이 이제는 불과 몇 마일 떨어진 경기장에서 그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들떠 있다. 이 흥행 열기는 숫자로 입증된 ‘손흥민 효과’다.
이 과정에서 강원도 출신 LA 한인타운 식당 업주가 고향 후배를 환영하려 식당 외벽에 손흥민 벽화를 그렸다가 소속사로부터 초상권 침해 경고를 받는 작은 해프닝도 있었다. 이는 손흥민 효과가 불러온 한인사회의 애정과 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이 열기를 단순한 ‘일시적 축제’로 소비해서는 안 된다. 팬심이 만든 주목은 한인 상권과 커뮤니티를 되살릴 절호의 기회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고금리·경기침체·물가 상승·이민 단속으로 위축된 한인사회에 손흥민은 다시 사람과 자본을 끌어들이는 ‘흥행 자산’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준비다. 전략 없이 흘려보낸다면, 효과는 잠깐의 열기와 사진 몇 장으로 끝난다.
앞으로 3년은 LA가 스포츠·관광·문화의 중심지로 변모하는 시기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과 2028년 LA올림픽이 예정돼 있다. 손흥민의 LAFC 합류는 이 거대한 흐름 속에서 한인사회의 존재감을 높일 ‘촉매제’다.
일본이 오타니를 중심으로 다저스에 관광·소비 인프라를 구축한 것처럼, 우리는 손흥민을 매개로 K-푸드, K-컬처, K-패션, K-뷰티 등 한류 콘텐츠를 결합한 관광·소비 루트를 설계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한인타운-경기장 셔틀 버스 투어, 경기 관람 연계 K-푸드 페스티벌, 손흥민 굿즈 협동 제작·판매, 한류 체험형 ‘코리안 사커 나잇’ 등이 가능하다.
‘손흥민 효과’는 저절로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지 않는다. LA 한인회와 한인상의를 비롯한 단체, 여행·외식·문화 업계가 지금 당장 머리를 맞대 실행 계획을 세워야 한다. 제대로 준비한다면, 손흥민 효과는 남가주 한인사회에 활력과 자부심, 그리고 실질적 성장을 안겨줄 ‘손세이셔널’의 바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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