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유럽 요구 수용
▶ “미러회담 실패 확률 25% 영토 문제는 당사국 간에 푸틴 휴전거부시 각오하라”

미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지난 13일 블로디미르 젤렌스키(오른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독일을 방문,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와 만나고 있다. [로이터]
유럽의 끈질긴 설득이 통한 것일까. 15일 러시아와 알래스카 회담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 정상들에게 “우크라이나 영토 분할에 대해 어떤 논의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됐다. 우크라이나에 안보 보장을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도 했다. 사실상 유럽의 핵심 요구사항을 들어준 셈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쟁 이후 처음으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는 후속 회담도 거론되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주도로 이뤄진 유럽 정상들과의 화상 회의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날 회의는 휴전 논의에서 배제된 유럽과 우크라이나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협상의 전제조건을 요구하기 위해 열렸다. 독일과 영국, 프랑스,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양기구(NATO) 수장 등이 참석했으며 다급해진 젤렌스키 대통령은 독일에서 메르츠 총리와 화상회의에 임했다.
이날 유럽 정상들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후속 협상을 전제로 한 휴전 ▲현재 전선에서 영토 논의를 시작할 것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보장 ▲우크라이나의 협상 참여 ▲모든 협상에 대한 미국과 유럽, 우크라이나의 지지 등 5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영토 분할에 대해 어떤 논의도 하지 않겠다”고 밝힌 점이다. 메르츠 총리는 회의 직후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영토 문제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직접 논의해야 할 문제로, 푸틴과는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강대국 논리에 의해 당사국의 국경이 일방적으로 결정되는 최악의 상황을 막은 셈이다. 우크라이나 영토의 5분의 1을 점하는 푸틴이 이번 회담에서 영토 문제를 담판 지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2차 대전 직후 독일과 폴란드, 발트 3국의 국경선을 일방적으로 그은 얄타회담을 연상시킨다는 국제사회의 비판까지 나왔다. 유럽 역시 촉각을 곤두세웠다. 국경선이 어떻게 새로 그려지느냐에 따라 유럽의 안보 지형이 바뀌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의 지원군을 넘어 유럽 역시 이해당사국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안보 보장을 시사한 것도 고무적이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유럽 외교관 등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휴전이 이뤄지면 향후 러시아의 침공을 억제할 수단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용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러 정상회담에서 자신의 휴전 제의를 푸틴 대통령이 거부할 경우 ‘매우 심각한 후과’를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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