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발 관세 등 경제 대응 협력하고 한 CPTPP 가입 여부도 논의할 듯
▶ 이시바 ‘트럼프 족보’ 건넬지 주목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첫 단독 정상회담을 갖고 한일 양국 간 파트너십에 대한 합의문을 발표할 전망이다. 양국은 정상회담 전날인 22일 합의문 문구를 막판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번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먼저 정상회담을 진행한 경험이 있는 이시바 총리의 조언도 전달될지 주목된다.
복수의 한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한일 양국은 △셔틀외교 복원 △원칙 있는(대화 중심의) 과거사 문제 대응 △미래지향적 한일협력 강화 등을 골자로 한 합의문을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 소식통은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문 형태의 공식 선언 문서는 준비기간이 짧아 채택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안정적인 한일관계와 협력을 추구하는 양국 정상 의지를 반영한 합의 결과는 문서로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은 1998년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당시 일본 총리가 ‘식민 지배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라는 표현을 담아 발표한 선언문이다.
이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이번 회담에서 과거사와 미래 의제를 분리하는 ‘투 트랙’ 기조를 공식화할 전망이다. 특히 급변하는 무역·안보질서 대응력을 키워 나가기 위해 한일 양국이 협력한다는 ‘원칙’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사 문제는 일본의 지속적인 사과와 성의 표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세우고, 사안에 따라 이견이 있더라도 한일관계 전체를 흔들지 않도록 대화로 풀어나간다는 원칙을 통해 안정적인 양자 관계를 정립하겠다는 것이다.
전직 고위 외교관료는 “과거사 문제를 외교적으로 단기간에 풀 수 없다는 한계를 인정하고 그 문제는 문제대로 다루면서 협력할 부분은 협력해야 한다”며 “한일 양국 정상 모두 입장을 정했다면, 이를 국민에게 설명하고 일관성 있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먼저 만난 이시바 총리가 이 대통령에게 어떤 조언을 줄지도 관심사다. 양국 정상은 미국발 관세 정치와 국제경제질서 변화에 안정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긴밀하게 소통하자는 데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미국과의 협의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일종의 ‘팁’을 공유하는 작업이 이번 회담 계기 물밑에서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의 한 소식통은 “유럽 국가들처럼 예측 불가능한 협의나 회담에 대응하기 위해 상호 경험과 의견을 지속 공유하자는 얘기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제 의제도 논의한다. 이 대통령은 동아시아를 포함한 태평양 연안국들의 경제협력 기구를 구축하자고 제안한 상태다. 이에 따라 일본이 주도하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여부도 논의될 것으로 전해졌다. CPTPP는 일본 영국 캐나다 호주 싱가포르 등이 참여하는 경제동맹체다. 이 외에도 한일 양국 정상은 한미일 ‘삼각 공조’ 강화를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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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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