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목욕 대학’이 신설된다는 소식에 누리꾼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거세다. 고급 스파와 마사지 등으로 몸집을 키운 ‘목욕 산업’에 전문 인력을 공급하겠다는 취지지만, 극심한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들의 씁쓸한 현실이 반영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9일(현지시간) 지무뉴스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랴오닝성 선양시의 선양직업기술학원은 지난 4일 시 당국과 목욕산업협회와 협약을 맺고 ‘목욕 레저 및 건강관리산업대학’을 설립하기로 했다. 선양이 ‘목욕 휴양 도시’로 불릴 만큼 관련 수요가 크지만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중국 목욕 산업은 숙박·식음료·오락까지 결합한 복합 레저 시설로 성장하며 4000억위안(약 78조원) 규모로 확대됐다. 대학 측은 일본·태국·이스라엘 등 해외 목욕 시설까지 교육 과정에 포함해 졸업 후 취업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온라인에서는 “이젠 대학에서 때미는 법도 배워야 하느냐” “전공이 ‘인체 표피 제거학’이냐”는 풍자 섞인 반응이 쏟아졌다. 반면 “반려동물학과도 있는데 목욕대학이 왜 이상하냐”는 옹호도 나왔다.
전문 인력 양성이라는 취지가 무색해 보이는 건 청년 취업난 때문이다. 중국의 16~24세(학생 제외) 실업률은 지난 7월 17.8%로, 지난해 최고치(21.3%) 이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취업에 성공해도 ‘996 근무’(오전 9시 출근·오후 9시 퇴근·주6일 근무)같은 강도 높은 노동과 낮은 급여가 청년들을 압박한다.
이 때문에 석·박사 학위자들이 대학 졸업장이 필요 없는 직종에 지원하거나 노점상을 택하는 사례도 잇따른다. 심지어 구직을 포기하고 부모의 일을 돕는 ‘전업 자녀’, 조부모 곁에서 효도한다는 ‘전업 손주’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한 누리꾼은 “중국도 대학도 학생도 너무 많다”며 씁쓸해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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