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득권 부패와 사회·경제적 불평등에 반발하는 Z세대(1990년대 중후반∼2000년대 초반생) 주도 반정부 시위가 동남아시아·남아시아와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 이어 남미에서도 펼쳐졌다.
29일(현지시간) 파라과이 경찰 엑스(X·옛 트위터)와 페루 내무부 보도자료 등에 따르면 전날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에서 대학생을 중심으로 한 청년들은 공공 서비스 부실과 일자리 기회 부족 등에 대한 공분을 표출하며 거리 행진을 했다.
국민 다수의 뜻이라는 점을 주장하는 '우리가 99.9%다'라는 구호 아래 시위대는 정치권 부패를 비판하며 국가 예산 투명성과 치안 개선 등을 요구했다.
ABC콜로르를 비롯한 파라과이 언론은 "그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서로 뜻을 공유하다가 자발적으로 이곳에 나왔다"는 시위자들 언급을 곁들이면서, 현장에서 정당을 상징하는 깃발이나 현수막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일부 청년은 최근 다른 나라의 청년 주도 반정부 시위에서 '억압에 맞서는 상징'처럼 사용된 일본 애니메이션 '원피스'의 해적단 깃발을 들고나왔다고 현지 매체는 보도했다.
경찰과 시위대 간 물리적 충돌도 빚어졌다.
파라과이 경찰은 최루가스를 동원해 시위대 해산에 나섰고, 일부 참가자들은 돌을 던지며 이에 맞선 것으로 나타났다.
파라과이 당국은 "경찰관 8명이 다쳤고, 공무집행을 방해한 31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다만, 경찰 진압 과정에서 피해를 본 시위자 숫자는 공개되지 않았다.
페루에서도 연금가입 의무화와 고용 불안정에 항의하며 정부와 국회를 규탄하는 Z세대 시위가 지난 27일 수도 리마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청년들은 경찰관을 향해 화염병과 폭죽 등을 투척했고, 경찰은 최루가스와 고무탄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과 현장 기자를 포함한 최소 19명이 다쳤다고 현지 일간 엘코메르시오는 보도했다.
페루에서는 특히 그간 정파적 이해득실에 따른 이전투구나 특정 원주민 공동체를 중심으로 한 반발 등을 기화로 한 시위가 최근 주를 이뤘으나, 이번처럼 청년층을 중심으로 사회 불만을 집단적·공개적으로 드러낸 건 다소 드문 상황이라고 한다.
페루 사례 역시 파라과이에서와 마찬가지로 청년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부패와 결핍을 방관하지 말자"는 취지의 의견을 교환하다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네팔, 인도네시아, 동티모르, 필리핀, 마다가스카르 등 최근 목격된 Z세대 시위 확산 양상과 대동소이하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과거 '아랍의 봄'과 비견할 수 있을 정도의 사회 변화 흐름이라는 관측을 하고 있는데, 한 편에서는 Z세대 시위가 제도권 정당에 포섭될 위험에 있거나 구체적인 구심점을 찾지 못해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도 내놓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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