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려운 협상 잘 끌고 오다 약간 헤매는 국면…다시 궤도 찾을 수 있을 것”
▶ “APEC이 하나의 계기 될 수도”… “비핵화 ‘동결’보다 ‘중단’이 강한 개념”
▶ “남북, ‘특수관계 속 정상화’ 이뤄야”…’두 국가’ 주장과 견해차

(서울=연합뉴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방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9.29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30일(이하 한국시간) 한국이 요청한 통화스와프를 미국이 수용할 가능성에 대해 "낙관적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위 실장은 한미 양국이 결국은 관세협상에서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 실장은 연합뉴스 등 국내 통신사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한미 간 통화스와프 협상 전망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우리 정부가 통화스와프를 제기한 것이긴 하지만 미국이 (이 문제를 다뤄온) 전례를 보면 쉽지는 않다"고 밝혔다.
이어 "통화스와프만 된다고 다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김용범 정책실장도 통화스와프는 '필요 조건'이라고 하지 않았나. '충분 조건'이 또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통화스와프 자체를 관철하기도 쉽지 않지만, 관철되더라도 관세협상에 있어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적지 않다는 게 위 실장의 진단인 셈이다.
그러면서도 위 실장은 "지금까지 어려운 협상을 끌어온 경험으로 유추하자면, (전체적인 협상은) 크게 비관적이지는 않다"며 "맨 처음이 어려웠고, 이후로는 잘 끌고 오다가 다시 약간 헤매는 국면에 와 있는데, 다시 (제 궤도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 시점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내달 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무역협상과 별도로 진행 중인 안보 패키지 협상에 대해서는 "국방비 증액부터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역량 확보'를 위한 원자력 협정까지 하나의 완결성을 이루고 있다"며 "일단 (양국이) 균형 상태를 이뤘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언급한 'END(교류·Exchange, 관계정상화·Normalization, 비핵화·Denuclearization) 이니셔티브'에 대해서는 "일각에서는 '세 가지를 별도로 추진하는 것 아니냐', '비핵화는 안 하겠다는 것이냐'며 비판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위 실장은 "대학 입시를 앞둔 학생이 국어·영어·수학을 공부하겠다고 했더니 '너 수학을 공부 안 하려는 거구나'라고 묻는 셈이다. '국·영·수' 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 순서로 공부를 하는 건 아니지 않나"라며 "세 요소가 우선순위 없이 서로를 추동하는 방식으로 병행 추진을 하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중 '관계정상화'에 대해서는 "상식적으로 평화협정이 정전협정을 대체하고 그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 관계정상화이지만, 평화협정 없이도 관계정상화를 이룬 사례들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남북 사이에서 관계정상화의 종착지(엔드 포인트)는 '특수관계 속 정상화'로 볼 수 있다. 남북기본합의서에도 남북은 특수관계라고 규정돼 있고 역대 정부도 이 개념을 이어왔다"며 "'특수관계'라는 개념에서 손을 떼면 북한 문제에 있어 우리가 얘기를 꺼낼 입지가 너무 줄어든다"고 언급했다.
최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남북에 대해 "현실적으로 실재하는 두 국가"라고 했지만, 위 실장은 이 같은 견해와는 다시 한번 차별점을 보인 셈이다.
다만 위 실장은 이 같은 정권 내 인사들의 의견차가 '동맹파'와 '자주파'의 갈등으로 묘사되는 것에 대해서는 "제가 '무슨 파' 이렇게 돼 있는데, 저는 협상 국면에서 어느 포인트를 찌르고 들어가느냐, 무엇이 최적의 국익이냐만 생각을 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비핵화 문제에 대해서는 "최근 왜 '동결' 용어를 쓰지 않고 '중단'이라는 용어를 쓰느냐면서, 비핵화 의지가 약하다는 비판도 나오지만 오히려 반대"라며 "동결(freeze)보다는 중단(stop)이 더 강한 개념"이라고 주장했다.
위 실장은 "동결이란 단어는 동결시킨 뒤에 (폐기로 가지 않고) 그냥 놔두자는 선입견을 줄 수 있어 일본과 미국 등에서 썩 선호하지 않는다"며 "반면 중단이라는 단어는 비핵화의 출발점이다. 멈춰 서게 하고, 되돌리고, 폐기까지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이 최근 미국 방문에서 뉴욕증권거래소를 방문해 "북한이 체제 유지에 필요한 핵무기를 충분히 확보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이 대통령의 북핵에 대한 위기의식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꼭 북핵을 인정한다는 취지라기보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걸 강조한 발언"이라고 해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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