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이자·릴리 등 M&A 경쟁 가속
▶ 대규모 채권 발행·추가인수 나서
▶ 글로벌 학회 임상발표 잇따르고
▶ 1조 이상 기술수출 4분기에 많아
올 4분기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빅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일라이 릴리, 화이자 등 비만약 치료제 경쟁을 펼치고 있는 빅파마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비만약 개발에 뛰어든 빅파마들은 경구형·패치형·장기지속형 등 다양한 형태로 제형을 개발하는 기업은 물론 아예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가 아닌 새로운 물질을 개발하는 기업들에도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협력 방식도 인수합병(M&A)부터 기술이전·공동개발 등 다양해 한국 비만 치료제 관련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성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빅파마들이 비만 치료제 관련 기업·기술 ‘쇼핑’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화이자는 최근 비만 치료제 개발사 멧세라를 최대 73억 달러(10조 원)에 인수했다. 로슈도 대사이상지방간염(MASH) 신약 개발사 89바이오를 최대 35억 달러(약 5조 원)에 품었다. 올 5월에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보스턴 파마슈티컬스의 MASH 치료후보물질 ‘에피모스페르민'을 20억 달러(2조8,000억 원)에 사들이기도 했다.
빅파마들은 공격적인 기술 확보를 위해 자금도 미리 마련했다. 최근 멧세라를 인수한 화이자는 추가 인수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데이브 덴튼 화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열린 컨퍼런스 콜에서 연말에 추가 거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추가적인 사업 개발에 최대 150억 달러를 사용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전했다. 일라이 릴리는 지난달 67.5억 달러 규모의 40년 만기 채권을 발행했다. 일라이 릴리 역사상 최대 규모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통상 M&A 결정 후 자금 확보를 위해 채권을 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일라이 릴리는 이번에 일반적인 기업 목적으로 발행했다"며 “유리한 금리 환경에서 채권을 발행해 미리 자금을 확보한 만큼 차세대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M&A 행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앞서 일라이 릴리는 지난해 모픽테라퓨틱스를 32억 달러에 인수하기 위해 50억 달러의 채권을 발행한 바 있다.
한국 바이오 기업들도 빅파마로의 M&A나 기술이전 기회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화이자가 멧세라를 인수한 것처럼 빅파마가 중소형 비만약 관련 기업을 인수하는 전략에 기대를 걸고 있다. M&A되는 중소형 기업과 기술협력이 되어 있다면 빅파마로의 기술 재이전은 물론 상업화에도 속도가 더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셀트리온 사례가 대표적이다. 화이자는 2015년 미국 바이오시밀러 회사 호스피라 인수했다. 호스피라는 당시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허쥬마’의 북미와 유럽 시장 판권 보유했는데, 인수 계약으로 판권이 화이자로 넘어가면서 셀트리온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 가속화됐다. 화이자가 최근 인수한 멧세라와 기술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디앤디파마텍의 이슬기 대표는 최근 NH투자증권이 개최한 비만 R&D Day 행사에서 “화이자가 멧세라를 인수하면서 익사이팅(의미있는)한 기회를 얻었다"며 “화이자팀이 합류하면서 (경구형 비만약) 임상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4분기에는 임상 단계가 무르익는 만큼 ‘빅딜’이 많이 일어나는 시기다. 올 4분기에도 가장 최신 임상 결과를 업데이트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미국비만학회의 ‘Obesity Week’를 비롯해 유럽종양학회(ESMO), 월드ADC, 미국 간질환학회(AASLD), 미국면역항암학회(SITC), 미국혈액학회(ASH) 등이 줄줄이 열릴 예정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미국비만학회에 참가해 한미약품의 차세대 비만약 치료제 개발 현황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전세계적으로도 비만약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만큼 글로벌 각국의 회사와 학계가 대거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 바이오 기업들의 1조 원 이상의 빅딜도 통상 4분기에 체결됐다. 실제 2021년에는 전체 기술수출 34건 중 41%에 해당하는 14건이 4분기에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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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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