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 노동당 80주년 경축식
▶ 김, 중·러 서열 2위와 나란히 서
▶ 핵 무력 증강·경제 부흥까지 노려
▶ 김, 리창 총리에 “북중 관계 견고”
▶ 시진핑도 “중조관계 불변” 축전
▶ 통합러시아당은 북핵 용인 성명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창건 80주년을 맞아 “우리 손으로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사회주의 낙원을 일떠(일으켜)세우겠다”고 밝혔다. 북중러 3각 연대를 토대로 부쩍 상승한 외교적 위상을 앞세워, 경제 상황까지 개선할 수 있다는 김 위원장의 자신감이 전날 열린 경축식 행사 곳곳에서 묻어났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열병식은 이날 오후 11시쯤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당 창건 80주년(10월 10일)을 하루 앞둔 9일 저녁 평양 능라도의 5월1일경기장에서 열린 경축대회에서 발표한 연설에서 “세계적인 정치 동란 속 우리의 사상과 제도를 고수해야 했다”며 “새 세기에는 미제의 가증되는 핵전쟁 위협에 대처해 경제 건설과 핵무력 건설을 병진시키면서 사회주의 건설의 새로운 도약기를 열어야 했다”고 밝혔다.
당초 전날 열릴 것으로 예상됐던 열병식은 당 창건 기념일인 10일 저녁 열렸다. 이날 오후 11시45분쯤 조선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 열병식이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열병식을 하는 건 2023년 9월 정권수립 75주년 계기 이후 2년여만이다. 2020년 10월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부터 이번까지 지난 5년간 진행된 8번의 열병식은 모두 야간에 진행됐다.
특히 이번 열병식을 통해 북한이 새 무기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북한은 최근 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20형을 개발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열병식에는 김 위원장을 비롯해 사회주의권 국가들의 고위인사들이 참석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권력 서열 2위인 리창 국무원 총리를 비롯, 러시아 서열 2위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겸 통합러시아당 의장, 베트남 최고 지도자인 또 럼 베트남공산당 서기장 등이 방북해 기념식부터 참석했다. 지난달 3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열병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란히 서며 전 세계에 과시한 ‘북중러 3각 연대’를 한 달여 만에 평양에서 재현하며 부쩍 상승한 북한과 김 위원장의 위상을 주민들에게 선전한 셈이다.
한기범 아산정책연구원 객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달 ‘전승절 외교’ 이후 김정은이 한껏 고무돼 있다”며 “앞으로는 핵 무력 증강뿐 아니라 지방공업, 보건, 교육 사업 토대까지 건설하는 등 경제 영역까지 부흥시키는 작업을 한꺼번에 밀고 가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유리한 대외적 환경이 조성됐다는 판단하에 내년 9차 당대회를 앞두고 주민들에게 희망적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라고 짚었다.
김 위원장은 중러 대표단을 만나 전략적 관계 강화를 당부했다. 그는 이날 리 총리를 접견한 자리에서 “조중(북중)관계는 견고해서 깰 수 없다. 국제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우호협력 관계를 견고히 발전시키는 게 당·정의 확고부동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도 별도의 축전을 통해 “국제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중조(중·북)관계의 수호·발전은 중국공산당과 정부의 변함없는 방침”이라고 밝혔다고 노동신문이 전했다.
북한 조선노동당과 러시아 최대 정당 통합러시아당은 공동성명도 발표했다. 양당은 9일 성명에서 “통합러시아당은 북한 지도부가 국방력 강화를 위해 취한 조치들에 확고한 지지를 표시했다”고 밝혔다. 이는 러시아가 사실상 북한의 핵개발을 용인한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날 경축대회는 불꽃놀이를 시작으로 대집단체조(매스게임)와 예술공연 ‘조선노동당 만세’로 이어졌다. 북한의 집단체조 실시는 2020년 당 창건일의 ‘위대한 향도’ 공연 이후 5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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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빈·문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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