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연구 환경 및 연구 질·국제 전망’ 기준
▶ 아시아 상위권 대학 정체
▶ 한국 대학 4곳 100위권
▶ 미국 하위권대 순위 하락

타임스 고등교육 ‘세계 대학 순위 2026’에서 영국 옥스포드대가 10년 연속 1위로 선정됐다. 사진은 옥스포드 대학교 졸업식 모습. [로이터]
‘타임스 고등교육’(Times Higher Education·THE)‘세계 대학 순위 2026’이 발표됐다. 발표에 따르면 아시아 주요 명문 대학들은 14년 만에 처음으로 성장세가 멈췄고, 미국 대학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고등교육 압박이 본격 반영되기 전임에도 이미 하락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순위에서 영국 옥스포드대가 10년 연속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아시아 상위권 대학들은 순위 정체 양상을 보였다. 중국 칭화대는 3년 연속 12위에 머물렀고, 베이징대는 1계단 오른 13위를 유지했다. ‘싱가포르 국립대’(NUS) 역시 지난해 17위와 같은 순위를 기록했다. 200위권 내 중국 대학 수도 3년 연속 13개로 변동이 없었다. 최상위권 순위 아래에서는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대학들의 성장세가 계속됐다.
■ 중국·홍콩·한국·일본 대학 약진홍콩은 교육 평판과 학생 대비 교직원 비율 개선으로 200위 내 6개 대학을 진입시키며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한국은 연구 역량 지표 4개 부문에서 모두 크게 상승하며 100위권 대학을 4개로 늘렸다. 도쿄대는 역대 최고 순위인 26위로 뛰어올랐으나 일본 대학들의 전체적인 상위권 순위는 지난해보다 다소 후퇴했다.
한편, 중국 대학들은 21%가 순위 상승을 기록했고, 평균 점수도 1점 올랐다. 중국은 40위권 내 대학 5개(작년 3개), 500위권 내 35개로 호주를 넘어섰다. 특히 18개 대학이 사상 최고 순위를 달성하며 국가별 최다 기록을 세웠다.
■ 칭화대·베이징대 ‘연구력 최고’칭화대와 베이징대는 연구 수입(기술 및 지식이전으로 산업계와 협력하여 실제로 벌어들인 수익), 연구 우수성, 특허 부문에서 만점(100점)을 받았으나, 국제화 지표와 연구 품질에서는 미국과 영국 10위권 대학에 뒤처졌다. 두 분야 모두 단기간 내 개선이 어려운 부분으로 평가된다.
국제교육 연구 전략 기업 ‘라지카 반다리 어드바이저스’의 라지카 반다리 대표는 “아시아 명문 대학들은 정체가 아니라 국가 정책 환경에 의해 제한받고 있다”라며 “더 높은 도약을 위해서는 대학 자율성 강화, 기초 연구 지원 확대, 학문 자유 보장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 미국 대학, 최상위권 견고·하위권 추락미국 대학들은 최상위 10위권에서 강세를 유지하거나 오히려 순위가 오르는 반면, 그 아래 대학들의 순위는 계속 하락 중이다. 미국은 올해도 10위권 내에 7개 대학이 선정됐고 MIT가 가장 높은 2위를 유지했다. 프린스턴대는 교육 및 연구 품질 점수 대폭 개선에 힘입어 역대 최고 순위인 공동 3위를 기록하며 미국 대학 중 최고의 성과를 냈다.
미국은 20위권 내 대학 6곳, 100위권 내 35개 대학을 배출했으나 이는 지난해 38곳에서 감소한 수치다. 500위권 내 대학도 102개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특히 시카고대(15위), 컬럼비아대(20위), 듀크대(28위) 등 25개 대학은 역대 최저 순위로 떨어졌다. 이번 순위 대부분은 트럼프 행정부의 고등교육 공격이 본격화되기 전인 2023학년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고등교육 전문가들은 향후 더 큰 하락세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 영국도 일부 대학 하락세… ‘옥스포드·캠브리지’만 ‘선전’영국 대학들도 일부 하락세가 나타났다. 옥스포드대가 1위를 유지하고 캠브리지대(공동 3위)와 임페리얼칼리지 런던(8위)이 10위권에 진입했지만, 전체 대학 중 27%는 순위가 하락했다. 이번 발표에서 순위가 오른 영국 대학은 12%에 불과했다. 옥스포드 대학은 논문 인용도, 우수 논문 비율 등으로 구성된 ‘연구 질’ 기준에서 네이처, 사이언스 등 주요 학술지에 우수한 논문을 지속적으로 게재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영국 대학들의 평균 점수는 거의 변화가 없었고, 런던정경대(52위), 워릭대(공동 122위) 등 12개 대학이 역대 최저 순위에 머물렀다. 500위권 내 영국 대학 수는 처음으로 50개 아래인 49개로 줄었다. 옥스포드대 아이린 트레이시 부총장은 “영국 고등교육이 심각한 위기 상황임을 인지하고 있다”라며 “미래 세대를 위한 연구, 기회, 경제 성장을 위해 투자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 미국 대학 ‘입학 절벽’ 위기고등 교육 전문가들은 올해 미국은 ‘입학 절벽’의 시작점에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베이커 교수는 “지금까지 미국 고등교육에 투입된 자금은 막대했지만, 인구 감소로 인해 계속 유지될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이런 변화가 미국, 영국, 아시아 명문대 외 다른 국가들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호주는 3년 만에 최고 성과를 보이며 코로나 팬데믹 충격에서 회복하는 중이다. 이탈리아는 연구 투자 확대와 생산성 개선으로 순위가 올랐다.
반면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대학들은 고전 중이다. 터키와 폴란드는 평균 점수가 1점 이상 올랐고, 인도네시아는 연구 품질 상승에 힘입어 평균 점수가 2.3점이나 올랐다. 인도네시아는 10년 전 1개 대학에서 현재 35개 대학이 순위에 진입하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 미국 대학 인재 유출 심화셰필드 할람대의 밍 청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가 계속해서 대학들을 압박하면 미국 대학에서의 인재 유출이 심화되고 순위 하락이 불가피하다”라고 경고했다. 이번 순위에서 프린스턴대의 약진은 하버드대의 후퇴와 맞물려 있다. 하버드는 트럼프 행정부의 연방 연구비 삭감과 외국인 유학생 입학 제한 시도 등 압박을 받으며 6년 만에 최저 순위인 공동 5위로 내려갔다. 옥스포드대의 사이먼 마진슨 교수는 “하버드의 연구 성과와 연구비가 타격을 입으면서 미국 대학 전반의 순위 하락이 불가피하다”라고 전망했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데이비드 베이커 교수는 “연구 생산성과 질은 젊은 인구의 대학 진학 증가에 힘입어 왔다”라며 “인구 감소가 현실화되면 대학들은 이에 대응할 전략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에서는 인구 감소로 인해 이미 일부 대학과 학과가 통폐합되고 있다.
반다리 대표는 “청년 인구 감소에 따른 인재 파이프라인 축소 위험을 극복하려면 외국인 유학생 모집과 글로벌 협력 확대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현재 고등교육 분야는 많은 국가에서 축소와 확장이 동시에 진행되는 변화의 시기”라며 “글로벌 학술 및 연구 인력의 이동이 과거 미국 등 기존 지식 중심지에서 연구 투자 확대 국가로 역전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
준 최 객원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