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1948년 8월15일 최초로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 되는 민주주의 이념의 정부를 갖게되었고 주권국가로 세계만방에 공포한지 77년이 지난 오늘 한국이 과연 민주주의 주권국가인지를 자문하게 된다. 나는 자신 있게 그렇다고 답한다. 트럼프의 오만과 편견이 한국의 자존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음을 상기한다. 트럼프는 주한미군방위 분담금을 13조원으로 인상하겠다고 한국정부에 통보한 것이 이슈의 시작이다. 72시간안에 답하라. 아니면 미군을 철수하겠다는 최후통첩과 함께 보내졌다. 예년의 1조2천억원에서 10배도 넘는 인상이었다. 한국정부는 72시간 상한선이 지나도록 답하지 않았다. 한국의 거부의사를 암시한 것으로 풀이한다.
미국측의 입장은 이러하다. 70년의 한미동맹으로 평화를 유지함으로써 경제성장을 이룩한 데 대한 미국의 공을 암시하는 것 같았다. 한국의 입장은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는 이유가 북한의 위협에 대처할 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 미국의 전초기지라는 점, 한국항을 미 해군의 항만으로 사용함으로써 얻어진 전략적 가치와 상용선박의 허브가 된 점, 미군이 주둔하는 평택기지를 포함해서 60개 미군기지의 임대료를 계산하면 천문학적 수치다. 트럼프가 요구하는 13조원과는 비교가 안되는 액수다. 모든 데이터를 미국측에 제시했다.
이러한 데이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미국은 한국기술의 진면을 알았다. 그리고 놀랐다. 이때쯤 이민국 수사관들이 한국에서 파견된 기술인력을 구속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들은 모두 H1B 비자 소지자로서 합법적으로 미국에서 근무하는 인력임이 밝혀지자 한미 양국간에 논쟁이 야기된다.
조약국 국민이 미국에서 일정기간 근무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제도다. 빠른 시간에 체류허가를 받는 방법이다. 나는 1970년 미국에 입국했을 때 H1B 비자로 갱신한 다음 가족을 미국으로 데려온 경험이 있다. H1B 비자로 미국에서 근무하던 한국인력이 317명이다. 한국인 기술자를 불법구속한 미국정부의 의도는 방위분담금 인상과 주한미군 조건을 미국측에 유리하도록 압박하기 위한 본보기로 분석한다. 트럼프 다운 전략이다.
대체로 성공했지만 이번에는 트럼프가 역풍을 맞았다. 317명뿐 아니라 애리조나의 삼성반도체 공장에 취업한 한국기술자 전원이 사직하고 한국으로 떠났다. 공장이 멈췄다. 미국측 손실이 하루에 500만불이란다. 기술자 없는 상황에서 공장이 재가동될 날은 요원하다.
다음은 한국기업이 미국에 투자할 계획을 취소한 사례다.
삼성은 440억불을 투자해서 반도체 공장을 텍사스에 지을 계획이었고, LG 에너지 솔루션은 55억불을 투자해서 애리조나에 Energy Storage System을 세울 계획이었고, Enchem America는 1억5천250만불을 투자해서 배터리공장을 테네시에 계획했는데 모두 취소했다. 수만개의 일자리가 날아갔다.
트럼프가 한국을 몰랐던 것은 반도체, AI 인공지능, 전기차에 필요한 배터리뿐 아니라, 방위산업의 수준이었다. K-2 탱크, K-9 자주포, 현무 미사일, 구축함, 호위함, 잠수함, 상륙함, 군수지원함, KF-21 전투기 등을 한국이 제조하는 사실, 그리고 대량의 무기를 수출하는 현실이다. 미국이 놀랐다. 미국언론이 뉴스를 쏟아냈다.
설상가상으로 트럼프는 결정적 과오를 범한다. “한국은 미국의 지원 덕분으로 부자가 되었다.” “ATM처럼 돈을 뽑아갔다”고 한 말이 백악관 참모에 의해서 외부로 흘러나왔다. “한국은 ATM 이 아니다. 미국의 동맹이다” 라는 기사가 눈을 끌었다. 트럼프가 “한국은 470조원을 미국에 지불해야 한다”는 발언은 한국과 미국언론에 불을 지폈다.
이때 러시아가 한국에 접근했다. 북극항로 개척에 한국과 함께할 의사를 타진해 온 것이다. 한국은 이미 북극탐사를 위해 영하 65도 추위에서도 작동이 가능한 엔진, 통신장비를 개발해놓고 있었다. 러시아 대표단이 서울에 도착했다. 한국기술을 점검한 대표단은 완전히 매료되었고 푸틴이 파격적인 조건으로 북극항로 개척을 함께하자고 제안한다. 푸틴 자신이 서명한 제안서였다.
세계언론이 대서특필로 한러 러시아-코리아 공동 북극항로 개척 계획이 추진중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이 놀랐다. 한국이 배신했다는 여론이 있지만, 미국이 부당하게 한국을 압박한 점을 지적하는 기사도 있었다. 한국이 미국을 필요한 것보다 미국이 한국을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한국을 압박하면 한국은 더 강해지던가 다른 길을 모색할 거라는 의견이 미국을 긴장케 한다. 한러 합작계획에 대하여 유럽과 동양국가는 한국편이다. 여러 나라들이 한러 북극항로 개척에 참여하고 싶다고 한다. 인도, 사우디 아라비아, 일본도 참여를 원한다. 이러한 여론을 종합해보면 다음의 결론으로 귀착한다:
아군과 적군으로 갈려서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시대는 지났다. 함께 번영하는 시대로 변한 것이다. 어떤 정치학 교수가 말한다. “국제정치는 힘의 원리”라고. 그건 “5대양, 6대주를 석권하고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고 자랑하던 때의 이론일뿐 오늘날은 다른 나라를 지배할 필요가 없는 세상이다. 힘은 무력에서 오는 것이 아니고 아이디어에서 나온다. 그 아이디어를 이웃과 공유함으로써 효율을 배가한다. 한국과 미국간의 이견도 동등한 이웃관계를 이해하지 못한데서 기인했다. 한국은 독립국가로서 미국과 모든 우방과 변함없는 동맹으로 남을 것이다.
intaklee@intaklee.com
<
이인탁 변호사/ 페어팩스, VA>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