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파병 전사자들의 희생을 기리는 추모관 착공식에 참석해 “평양은 언제나 모스크바와 함께”라며 ‘혈맹’을 과시했다. 이는 다음 주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계기 방한이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견제하기 위한 행보란 해석이 나온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4일 “자랑스러운 참전 영웅들의 영생을 기원하는 전투위훈기념관이 수도 평양에 건립되게 된다”며 전날 김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착공식이 열렸다고 보도했다.
북한에서 해외 파병 군인의 희생을 기리는 기념관이 건립되는 건 이번이 처음으로, 지난 5월 28일 열린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건립이 결정됐다. 통신은 평양 내 뉴타운 격인 ‘화성지구’에 자리했으며 참전군의 묘지인 ‘열사릉’과 기념관, 기념비로 구성된다고도 전했다.
김 위원장은 착공식 연설에서 “나날이 공고화되는 조로(북러)관계의 위대한 상징”이라며 “평양은 언제나 모스크바와 함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러 혈맹관계를 한층 강조한 것이다. 그는 “바로 오늘로부터 1년 전 우리 원정부대 전투원들의 마지막 대오가 러시아로 떠나갔다”며 “성스러운 그 걸음에서부터 조로 두 나라 관계가 한 전호에서 피를 주고받는 가장 높은 신뢰관계로, 생사운명을 같이하는 제일로 진실하고 공고한 불패의 관계로 승화했다”고도 언급했다.
통신에 따르면 연설을 마친 김 위원장은 간부들과 함께 착공을 기념하는 의미로 직접 첫 삽을 떴다.
전문가들은 이날 보도된 김 위원장의 착공식 연설은 방한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 견제 의도도 담겼다고 봤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향후 대내외 변수에도 북러 동맹을 깨지 않겠다는 ‘전략적 확약’”이라면서 “’패권세력의 야망은 기필코 좌절된다’고 강조한 점은 미국이 주도하는 제재·압박 전선에 정면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라고 봤다. 통일부는 “전체적으로 볼 때 참전 군인에 대한 영웅화와 이에 상응하는 보훈을 통해서 체제 안정 도모와 북러 동맹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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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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