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 전기차 관련 투자를 급격히 줄이면서 중국과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민간연구소 로듐그룹과 매사추세츠공대(MIT)가 공동 구축한 '미국 청정 투자 모니터'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배터리와 차량 조립, 충전 장비 등 전기차 관련 투자는 올해 3분기에 81억달러(약 11조7천억원)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3분의 1가량 줄어든 수치다.
이 기간 70억달러 규모의 전기차 투자 계획도 취소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이후 전기차 관련 세제 혜택을 폐지하고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 철폐를 추진해왔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조치가 글로벌 전기차 경쟁에서 중국의 위상을 강화하고 미국의 입지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하칸 사무엘손 볼보 최고경영자(CEO)는 "중국과 경쟁하려면 개발 속도를 더 높여야 하는데 이런 신호가 약화하는 순간 모든 것이 둔화할 것"이라고 짚었다.
전기차 대신 내연기관 차량에 힘을 싣는 백악관의 이 같은 행보는 이미 자동차 업체에 딜레마로 작용하고 있다.
이들은 당장은 가솔린 자동차로 거둬들이는 수익이 더 많은 만큼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가 나쁘지 않다는 입장이다.
지프와 푸조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스텔란티스는 향후 4년간 미국 국내 가솔린 및 하이브리드 차량 생산 확대를 위해 13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고, 포드도 가솔린 엔진 부활을 수십억달러 규모의 기회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런 추세가 장기적으로는 중국과의 전기차 경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알릭스파트너스(AlixPartners)의 자동차 및 산업 부문 글로벌 공동 리더인 마크 웨이크필드는 미국의 정책 변화가 "단기적으로는 업계에 좋은 소식"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중국 기업들이 전기차 가격 경쟁력과 배터리 기술,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모두 우위를 점하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기존 자동차 제조사들이 경쟁에서 발을 뗀다면 뒤처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전기차 정책 변화의 효과는 이미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알릭스파트너스에 따르면 2026년 미국 내 완전 전기차 판매 비중은 7%로 기존 예측치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에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 비중은 22%, 내연기관 차량은 68%,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3%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내 전기차 판매 비중은 2030년에도 18%에 그칠 것으로 관측됐는데, 이는 유럽(40%)과 중국(51%)에 비해 크게 낮은 수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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