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코아 값 폭등에 기인
▶ 물가상승률의 4배 달해
▶ ‘쉬링크플레이션’ 확산
▶ 관세로 포장지까지 올라
올해 핼로윈 시즌은 어느 때보다 비싼 사탕을 마주하게 될 전망이다. 초콜릿의 핵심 원료인 카카오 콩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제조업체와 유통·수입 업체는 물론, 소비자들까지 울상을 짓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초콜릿 함량이 줄거나 가격이 오르거나, 혹은 둘 다”라는 이른바 ‘쉬링크인플레이션’(shrink-flation)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27일 CNN은 싱크탱크 그라운드워크 컬래버러티브가 분석한 결과를 인용, 올해 핼로윈 시즌 사탕 가격이 지난해보다 10.8%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체 물가상승률의 거의 4배에 해당하며, 작년 상승률(2.1%)과 비교해도 매우 가파른 수준이다.
이번 급등의 핵심 원인은 세계 코코아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서아프리카 두 나라, 가나와 코트디부아르에서의 수확량 급감이다. 기후 변화로 인한 가뭄·폭우·병해충이 겹치며 공급이 급격히 줄어든 것이다. 조사매체 팩트셋에 따르면 전 세계 코코아 선물 가격은 2023년 61% 오른 데 이어 2024년에는 전년 대비 무려 178% 폭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비록 올해 들어 가격이 다소 조정되었지만 여전히 2022년 수준을 훨 씬 웃돌고 있다. 특히 현재 소비자들이 접하는 제품은 2024년 고가에 확보한 원두로 만들어지고 있어 가격 부담은 좀처럼 완화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와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이 초콜릿 가격을 한층 더 밀어올렸다. 노스캐롤라이나의 초콜릿 전문점 에스카주 초콜릿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로 타격을 받고 있다”며 “초콜릿뿐 아니라 포장재인 알루미늄까지 모든 비용이 올랐다”고 호소했다. 에너지와 포장재 비용 역시 상승세를 이어가며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초콜릿 업체 허쉬의 다양한 팩 가격은 전년 대비 22% 인상됐고, 마스의 다양한 팩은 12%, 리세스 피넛버터 컵은 8% 올랐다. 일부 특수 초콜릿 업체는 초콜릿 바의 코코아 함량을 75%에서 65%로 낮추고 설탕 비중을 늘리는 방식으로 원가를 줄이고 있다. 또 다른 방식은 ‘양 줄이기’다. 포장 단위당 초콜릿 양을 줄여 소비자가 체감하기 어렵게 만드는 전략, 즉 쉬링크인플레이션이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소비자들은 가격 인상뿐 아니라 초콜릿의 풍미가 옅어지는 변화까지 감수해야 한다.
전미제과협회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2024년 핼로윈 시즌에만 74억달러를 사탕과 초콜릿에 지출했다. 이는 2023년 대비 2.2% 늘어난 수치다. 전문가들은 올해 역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지출이 이뤄지겠지만, 초콜릿 가격은 내년 발렌타인스데이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전문가들은 카카오 콩 가격 폭등, 기후 변화, 관세와 인플레이션의 합작으로 이번 핼로윈은 제조사와 수입업자는 물론 사탕을 손에 쥔 소비자들까지 모두 울상을 짓는 씁쓸한 축제가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웰스파고 이코노미스트 데이비드 브랜치는 “앞으로 소비자들이 더 큰 수축 인플레이션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이번 핼로윈은 제조사·수입업자·소비자 모두에게 씁쓸한 축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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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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