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년 좌파 정권 종식’ 볼리비아 중도파 대통령 취임일에 발표
▶ 1978년 단교 ‘앙숙’ 볼리비아·칠레 관계 개선 여부도 주목

8일(현지시간) 악수하는 볼리비아 대통령(오른쪽)과 랜도 국무부 부장관 [로이터]
미국과 볼리비아가 17년 만에 대사급 외교 관계를 복원하기로 했다.
로드리고 파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수도 라파스에서 취임식을 한 후 크리스토퍼 랜도 미 국무부 부장관과 만나 이런 합의 내용을 발표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볼리비아 공영TV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중계됐다.
약 20년간 이어진 볼리비아 좌파 집권에 마침표를 찍은 중도파 파스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목표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과의 관계 회복"이라며 "볼리비아는 이념적 독단주의 아래 그간 고립돼 왔지만, 이젠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이라는 큰 틀 아래 모든 관계를 명확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볼리비아는 에보 모랄레스 전 정부(2006∼2019년) 때인 2008년에 내정 간섭을 이유로 자국 주재 미국 대사와 미 마약단속국(DEA) 관계자를 추방했다.
미국 정부 역시 워싱턴DC에 주재하던 볼리비아 대사를 맞추방하면서, 양국 대사직은 공석으로 남아있었다.
랜도 부장관은 "지난 몇 주간 파스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으로) 미국과 매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면서 "양국 수도에 대사가 없었던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으며, 조만간 대사 임명을 발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미 국무부는 또 홈페이지 보도자료를 통해 무역투자협의회 재가동, 항공편 증진 추진, 70만 달러(약 10억원) 규모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검사 키트 기부 등 양국 협의 내용을 공개했다.
파스 대통령은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 운영 승인, 미국인 관광객 비자 요건 완화, 미국 평화봉사단 자원봉사자 재도입 추진 등을 약속했다고 미 국무부는 덧붙였다.
국경을 맞댄 '앙숙' 칠레와의 관계 개선 가능성도 주목된다.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은 이날 직접 파스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데 이어 엑스(X·옛 트위터)에 "양국 간 관계가 공고해지기를 기대한다"고 적었다.
칠레 대통령이 볼리비아 대통령 취임식을 찾은 것은 2006년 이후 19년 만이라고 칠레 대통령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볼리비아는 19세기 후반 페루와 연합군을 이뤄 칠레와 태평양전쟁을 벌였는데, 이 전쟁에서 패하면서 태평양 연안이 포함된 영토를 칠레에 잃어 내륙 국가로 남았다.
이후 영토 분쟁을 위시한 관계 악화를 거듭하다 1978년에 양국은 아예 단교했다. 몇 년 전까지도 태평양 접근권 확보와 국경 지대 강물 사용 등을 놓고 국제 소송전을 벌인 바 있다.
다만, 보리치 칠레 정부는 영사 업무 로드맵 구축과 안보 협정 체결 등 볼리비아와의 관계 개선 마중물을 마련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 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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