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OTRA 첫 북미 한류박람회
▶ 화장품·식품·의류 등 인기
▶ 한류스타 등장에 환호성
▶ 1,390건 수출상담 160억원 계약
▶ ‘K 열풍’ 소비재 판로확대 기대
이달 7일 미국 뉴저지주의 대형 복합 쇼핑몰인 ‘아메리칸드림몰’ 1층. 한국 유통 회사들이 차린 부스 곳곳에는 화장품·식품·의류·생활용품 등 국내 중견·중소기업들의 상품을 체험하기 위해 몰려든 현지인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삼삼오오 모여 한국산 화장품 샘플을 사용해보거나 한국의 패션 트렌드를 알아보려는 소비자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또 한국 식품 유통 전문 업체 ‘울타리몰’ 부스 앞에 줄을 서서 ‘추억의 뽑기 게임’을 즐기거나 미국 한인 마트 체인점인 H마트 부스 앞에서 경품 룰렛을 돌리기도 했다. 온라인 의류 플랫폼 ‘W컨셉’ 부스의 직원은 “올 7~8월에도 뉴저지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는데 판매 실적이 괜찮았다”며 “20~30대 여성들이 잠재적인 주요 고객인데 이번 행사에서는 가방 위주로 구매가 많았다”고 귀띔했다.
이달 6일부터 8일까지 산업통상부와 KOTRA가 주최한 ‘뉴욕 한류박람회(KBEE)’는 바이어들과 고객들로 연일 북적였다. 총 235개 바이어(북미 185개, 중남미 50개)와 1390건의 수출 상담을 진행했고 총 1,100만 달러(약 160억 원)어치의 수출 계약 및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특히 7일 개막식에는 배우 하지원 씨와 그룹 마마무 출신 가수 화사, 샤이니 출신 가수 태민 등이 한류 홍보대사로 무대에 올라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뉴저지주에서 왔다는 알렉산드리나 메나(19) 씨는 “한국 문화 가운데서는 K팝을 가장 좋아하고 블랙핑크를 비롯해 즐겨 듣는 가수가 많다”며 “한류 행사가 있는 줄 모르고 쇼핑몰에 놀러 왔다가 뜻깊은 경험을 하게 됐다”면서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2010년부터 시작한 KOTRA의 한류박람회가 북미 지역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까지는 주로 아시아 지역에서만 개최하다가 올해 넷플릭스의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세계적으로 히트를 치면서 글로벌 문화 중심지인 뉴욕에서 행사를 갖게 됐다.
‘케데헌’의 인기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KOTRA에 따르면 올 7월 ‘케데헌’ 배경이 된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만 136만 명으로 7월 기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1~7월 서울을 찾은 누적 관광객 수도 828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9%나 급증했다. 한국관광공사는 현 추세라면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2019년(1,750만 명)을 넘어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넷플릭스의 세르히오 비나이 글로벌 담당 디렉터는 7일 기자 간담회를 갖고 “정부가 지원해 문화를 산업으로 이끈 최고의 성공 사례로 항상 한국을 언급한다”며 “넷플릭스 사용자의 80%는 한국 콘텐츠 경험이 있는데 고향인 멕시코의 친구들도 ‘폭싹 속았수다’를 보고 한국에 방문하고 싶다고 말한다”고 했다. 이승은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상품유통전략팀 차장은 “지난달 말로 국립중앙박물관 누적 관람객이 사상 처음으로 501만 명을 돌파했다”며 “박물관 브랜드 상품인 ‘뮷즈’는 ‘케데헌’ 효과로 신드롬 수준의 인기를 구가했고 덕분에 매출이 지난해보다 85% 급증하면서 306억 원을 넘어섰다. 뮷즈를 사기 위해 새벽부터 진을 치는 사람들도 많다”고 소개했다.
이번 행사로 한국 상품의 뜨거운 인기를 확인한 KOTRA는 앞으로도 미국 시장에서 한국의 화장품·식품·의류 등 소비재 기업들의 판로를 확장하는 데 역량을 쏟겠다는 구상이다. 이상윤 KOTRA 한류PM은 “이번 행사에서 선계약만 8건에 달했고 규모가 큰 것은 1건에 600만 달러나 됐다”며 “특히 미국의 대형 유통 플랫폼이 참여하는 등 성과가 기대 이상이었다”고 평가했다. 한류 전문가인 김숙영 UCLA 연극·공연학과 교수는 “미국인들은 관찰하는 것보다 참여할 수 있는 문화를 좋아한다”며 “한류가 최종적으로 생활 속에 녹아드는 단계로 가야 하는데 미용 산업은 이미 그 수준에 진입했고 패션과 식품 부문도 그러한 단계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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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윤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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