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훈(28·한국거래소)-신유빈(21·대한항공) 조가 하루에 만리장성을 두 번 넘었다. 세계 1위의 천적도 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도 이날만큼은 신유빈-임종훈의 상대가 아니었다.

임종훈-신유빈 조(한국·세계랭킹 2위)는 13일(현지시간) 오후 10시 홍콩에서 열린 '월드테이블테니스(WTT) 홍콩 파이널스 2025' 혼합복식 결승전에서 왕추진-쑨잉샤(중국) 조를 게임 점수 3-0(11-9, 11-8, 11-6)으로 완파하고 정상에 올랐다.

WTT 파이널스는 그랜드 스매시, 챔피언스, 컨텐더 시리즈 성적을 기준으로 랭킹 포인트 상위자만 출전하는 왕중왕전 성격의 대회인데, 여기서 한국 선수가 우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이날 오후 2시 30분 열린 준결승전부터 심상치 않았다. 혼합복식 세계 2위 임종훈-신유빈 조는 세계랭킹 1위 린스둥-콰이만 조를 3-1(6-11, 11-6, 11-2, 14-12)로 꺾었다.

이변을 연출했음에도 결승전은 기세로만 넘기 어려운 상대였다. 왕추진-쑨잉샤 조는 이 경기 전까지 임종훈-신유빈 조에 6전 전패를 안긴 천적이었다. 이들은 2024 파리 올림픽 준결승서 임종훈-신유빈 조에 4-2로 승리해 우승까지 차지한 금메달 듀오였다. 올해 5월 도하 세계선수권에서 준결승에서도 임종훈-신유빈은 0-3으로 완패했었다.

하지만 임종훈-신유빈 조는 준결승에서 3번의 듀스 끝에 4세트를 14-12로 제압하고 결승 무대에 오른 기세를 결승에서도 이어갔다.

첫 게임부터 접전이었다. 9-9에서 임종훈이 강한 스매시로 빈곳을 공략했고, 왕추진의 공격이 빗나가면서 1게임을 가져왔다.

2게임에서는 초반 리드에도 막판 4점을 헌납하며 역전 위기에 놓였으나, 상대 범실을 놓치지 않고 11점을 선취했다.

파죽지세였다. 임종훈-신유빈 조는 3게임에서도 공세를 이어갔고 또 한 번 왕추진의 공격이 빗나가면서 우승을 확정했다.

<스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