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 12부작 ‘자백의 대가’
▶ 미스터리 스릴러 전도연·김고은

넷플릭스 시리즈 ‘자백의 대가’는 여동생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가해자의 가족을 복수의 대상으로 삼은 모은(김고은)이 윤수(전도연·왼쪽)와 자백을 거래하며 이야기는 전개된다. [넷플릭스 제공]
“언니, 내가 언니 남편 죽였다고 자백할게. 대신 언니가 다른 사람 죽여줘.”
이 충격적인 제안으로 시작되는 넷플릭스 12부작 ‘자백의 대가’(The Price of Confession). 올 연말 무계획이라면 몰아보기를 추천한다. 남편 살해 혐의로 기소된 미술 교사 ‘윤수’(전도연)와 교도소에서 ‘마녀’로 불리는 미스터리한 재소자 ‘모은’(김고은)의 위험한 거래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두 사람의 비밀을 따라가는데 전반부는 긴장의 끈을 놓아주지 않고 계속 낚여 몰아보기하게 만든다.
1화부터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하다. 피를 흘리며 옆에 쓰러진 남편으로 인해 혼란에 빠진 윤수는 긴급 구조대에 전화를 건다. 그런데 남편의 죽음 이후 경찰의 조사를 받는 그녀는 이상한 행동으로 의심을 산다. 경찰 조사 중 커피를 달라고 요구하고 미국 드라마 CSI를 언급하며 심지어 미소까지 짓는 모습은 사회가 그녀에게 덧씌운 ‘비정상’이라는 낙인의 시작점이다. 무죄를 주장하지만 윤수는 감옥에 보내지고 그 곳에서 마녀이자 살인자, 사이코패스로 두려움의 대상인 모은을 만난다. 여동생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가해자의 가족을 복수의 대상으로 삼아 철저한 응징의 의지를 지닌 비밀스러운 재소자다. 모은은 윤수의 남편을 자신이 죽였다 자백하겠다고 제안하지만 대가가 따른다. 과연 그 대가는 무엇이고 윤수는 정말 무죄일까?
인기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을 연출한 이정효 감독의 첫 스릴러 작품으로 각 에피소드가 끝날 때마다 다음 화가 궁금해져서 몰아보기를 하게 만든다. 선악의 경계를 의도적으로 흐려 ‘이 사람이 진짜 범인일까?’라는 의심을 들도록 설계한 구조가 단순한 범인 찾기를 넘어 사회가 얼마나 쉽게 타인을 죄인으로 낙인찍는지 날카롭게 묻는다.
전도연과 김고은의 연기 호흡이 압관이다. ‘편견’이라는 감옥에 갇힌 두 여성의 위험한 거래가 살인을 미화하기 보다 설득력을 지닌다. 두 여성에 대한 사회의 편견이 어떻게 형성되고 교차하며 그들을 옥죄어 가는지를 보여준다. 영화 ‘파묘’에서 신들린 무당 연기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김고은이 무표정 속에 숨겨진 섬뜩함을 절제된 연기로 표현하며, 전도연의 안정적인 내면 연기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검사 백동훈 역의 박해수와 변호사 장정구 역의 진선규도 탄탄한 연기로 뒷받침한다. 다만 후반부 결말에서 약간 맥이 빠지는 감이 있어 아쉽지만, 전체적으로 연휴에 몰아보기를 해볼만한 12부작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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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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