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심장부라 불리는 서초구·강남구·송파구 부동산 사무실 쇼윈도에는 매우 낯선 매물 광고가 붙어 있다고 한 다. 평소에는 매매·급매매 광고 포스터가 일반적이었는데 최근에는 ‘급급매매’가 추가되었다고 한다. 이 뿐만 아니라 강남 3구의 전용면적 30평대 고층 아파트,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 한 채에 평균 30억을 호가하던 이 곳에서 최대 규모의 법원 경매가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감정가의 70% 밑으로 낙찰되어 바닥을 모르고 곤두박질 치고 있다고 한다. 부동산 붕괴를 예상한 눈치 빠른 사람들은 발 빠르게 투매를 하고 있는 형세이다.
30년 동안 이어 온 철옹성 같은 부동산 불패 신화가 깨지는 기미가 얼마 멀지 않았다는 조짐이 눈에 띠게 나타나고 있다. 나쁜 현상인지 아니면 좋은 현상인지는 주택 유·무에 따라 반응이 엇갈리겠지만 이 현상이 본격화 되면 한국 경제는 장기간 불황의 늪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이것은 단순한 부동산 자산가치의 하락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의 부동산 시장 규모는 6천조가 넘는다. GDP의 3배를 초과하고 있다. 이 부동산 시장이 붕괴되면 금융기관과 건설사가 줄 도산으로 이어져 실물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쳐 경기가 급격히 침체되는 현상이 올 수 있다.
지금의 한국 부동산 시장 상황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의 초입과 너무나도 닮아 있다. 1985년 미국은 무역 적자로 달러가치를 하락시키기 위해 뉴욕 맨해튼의 플라자 호텔에서 영국·프랑스·서독·일본의 재무장관들을 모아 놓고 이들 나라의 화폐 가치를 올리도록 한 ‘환율 조정’ 합의를 받아 냈다. 그동안 전례 없는 수출 호황을 누린 일본은 이 ‘Plaza Accord'로 엔화가 급등하자 수출이 부진해져 내수 진작을 위해 1990년대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2.5%까지 인하를 단행했다. 수출 경쟁국인 한국은 이때 기준금리가 4.75%였다. 이때 풀린 막대한 유동성 자금은 부동산과 주식시장으로 쏠려 가격이 폭등하는 거품 경제를 형성해 부동산 시장을 붕괴시켜 장기 불황의 늪으로 일본을 끌고 들어 갔다.
지금의 한국 경제는 고인플레이션·고금리·고환율 상태가 지속되고 있고 급격한 생산인구 감소 상태가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 2.0 정책으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고관세 압박으로 해외 투자를 늘려 공장 신축 자금이 유출되어 환율 상승에도 한 몫 했다. 물론 지금의 환율의 주된 급등 원인은 미국과의 1.25% 기준금리 격차로 해외 투자자가 빠져 나갔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 3구 부동산은 평균 아파트 가격이 30억으로 미국에서 제일 비싸다는 도시 가치 보다 두 배 이상 부풀려 있다. 뉴욕 평균 11억, LA 평균 9억, 두 도시 1인당 GDP는 한국의 2.5배이다. GDP, PIR, 경제 성장률, 인구 구조 등 모든 지표를 종합해서 비교해 보면 서울 평균 부동산은 5억 정도가 적당한 수준이다.
더 큰 문제는, 심각한 청년세대 인구 감소로 수요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인구구조 변화를 보자. 고도 성장을 살아 온 50대 60대는 은퇴를 준비 중이거나 이미 은퇴를 했다. 또한 586세대라 불리는 이들은 1988년 시행된 국민연금이 시작된 시기에 길게는 30~40년간 직장 생활을 해서 연금혜택을 최고로 많이 수령 받은 세대이다. 그런데 이미 집을 보유한 비율이 높은 40대나, 은퇴에 접어 들거나 은퇴한 50~60대가 대한민국 가계 자산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의 자산의 분포를 보면 부동산에 70~80%가 묶여 있다.
미국은 부동산 자산 비율이 30%에 불과하다. 한국은 쉽게 현금화 할 수 있는 주식이나 채권 금융 자산 비중이 매우 낮다. 지난 30년간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자산은 불어났는데 부동산에 묶여 있어 당장 은퇴 생활에 쓸 돈이 부족한 셈이다. 직장을 다니며 근로소득이 있을 때는 별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은퇴 후에는 이 전제가 성립되지 않는다. 고정 수입은 사라지고 저축한 돈이 없으면 연금으로 연명해야 한다. 중산층에 속한 부부 합산 평균 국민연금은 100만에서 150만원 수준이다. 강남 집을 팔아 인접 경기도나 원거리 지방으로 평수를 줄이거나 월세를 살아 여유 돈을 마련해야 살 수 있다.
시장은 냉정하다. 시장은 결국 살수 있는 구매자의 가격으로 간다. 결국 거품은 꺼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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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국 정치 철학자,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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