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고급 초콜릿 전문점들이 3년여 전부터 초콜릿과 피스타치오, 중동식 카타이프 등을 재료로 만들어 팔기 시작한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 우리나라에 상륙한 지 1년여가 지나면서 어느새 ‘없어서 못 먹는’ 귀한 간식이 됐다. 초콜릿 외피와 견과류 풍미가 매력적이고, 달콤하고 소금기가 느껴지는 두쫀쿠는 개당 5,000~8,000원(1만 원 넘는 고가도 있다)이면 살 수 있다. 맛을 떠나 중동 부호 이미지가 더해진 이름값이 만만치 않다.
■ 국내 유입 초기 고급 카페 위주로 판매하던 것이 수요가 몰리면서 동네 빵집은 물론 디저트와 관련 없는 음식점들마저 메뉴에 올릴 만큼 대중화됐다. 배달앱에선 판매 개시 수분 만에 품절되고, 관광지 소매점들은 1인당 판매 개수를 2개로 제한하기 일쑤다. 오픈런을 해도 1시간이나 줄을 서기도 한다. 인터넷에 공개된 ‘두쫀쿠 지도’엔 현재 팔고 있는 상점과 재고량이 실시간으로 공개된다. 헌혈의 집마저 두쫀쿠를 증정품으로 내놔 동절기 ‘혈액 보릿고개’를 넘을 정도다.
■ 불황 때 두쫀쿠처럼 ‘작지만 부티 나는’ 상품에 오히려 소비자들이 끌리는 현상을 일명 ‘립스틱 효과’라고 부른다. 1998년 줄리엣 쇼어 미 보스턴칼리지 교수가 책 ‘과소비하는 미국인들’에서 처음 정의한 말로 경제적으로 쪼들릴수록 작은 사치품에 더 돈을 쓰는 현상을 설명할 때 등장한다. 두쫀쿠가 돈이 되다 보니 자영업자들은 이를 일종의 ‘미끼상품’으로 내걸거나 아예 전문점으로 업종을 전환하기도 한다.
■ 매년 폐업하는 자영업자가 100만 명에 달하는 극심한 내수 부진 가운데 두쫀쿠가 대안으로 떠오른 상황은 우려스럽다. 망해가던 카페가 두쫀쿠를 팔면서 억대 수익을 내게 됐다는 식의 풍문마저 벼랑 끝 자영업자 마음을 흔든다고 한다. 당장은 고가에도 손님이 줄을 잇지만 원가 압박이 현실화되고 인기가 식으면 어찌될지 모를 일이다. 치킨 프랜차이즈점만 3만 개가 넘는 자영업 공화국. 이곳에서 섣불리 두쫀쿠에 뛰어든 ‘사장님’들이 혹시나 버블티와 탕후루 자영업자들이 겪었던 전철을 밟을지 걱정한다면 기우일까.
<양홍주 / 한국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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