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가 100달러 넘으면
▶ 전세계 물가 상승률 0.7%p↑
▶ “세계 경제 위협” vs “단기에 그칠 것”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격적인 이란 공습으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세계 경제도 더 큰 불확실성에 빠져들고 있다.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로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다시 커진 가운데 확전 여부 등에 따라 세계 경제가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란이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섰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다만 중간선거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장기전은 부담인 만큼 관리 국면에 들어갈 경우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호르무즈 해협에 쏠린 눈…"유가 100달러까지" 전망도
1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이 차단될 위험이 커지면서 전 세계 해운 업계 등에 비상이 걸렸다.
이란 혁명수비군은 이미 이 해협으로의 운항이 안전하지 않다고 경고한 상태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해협을 장기 봉쇄할 경우 유가 급등 등 혼란을 촉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과 이란 간 긴장으로 국제유가는 이미 올해 들어 약 20% 상승한 상태다.
국제 유가의 기준점 역할을 하는 브렌트유 선물은 지난 달 27일 런던거래소에서 배럴당 72.8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 선물은 런던거래소에서 1일 밤 11시(현지시간)에 거래를 재개한다.
유가가 급등하면 전 세계적으로 상품의 생산·운송 비용이 치솟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이 여파로 미국 등 주요 국가의 기준금리 인하 흐름에 제동이 걸릴 수 있고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질 수도 있다.
시장 조사 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제한된 횟수의 이란 공습에도 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넘길 수 있고 분쟁이 길어지면 원유 공급망에 혼란이 일어나면서 유가가 더 오를 수 있다. 이는 세계적 인플레이션에 실질적이고 강력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관측에 따르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르면 세계 평균 물가 상승률은 0.6∼0.7%포인트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 글로벌 증시에 충격 줄까
이번 사태가 글로벌 증시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유가 급등 등으로 인한 인플레 우려는 위험 기피 성향을 자극해 주식 시장의 투매를 촉발할 수 있다. 특히 인공지능(AI)의 파괴적 혁신이 기존 산업의 몰락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증시에 이번 사태가 또 다른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달 28일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는 각각 전장보다 0.43%와 0.92% 하락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에너지 자문을 지낸 밥 맥널리 래피던 에너지 그룹 회장은 미국 경제 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이 이란의 보복에 따른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다. 원유·가스 가격 급등으로 시작된 악재들이 세계적 경기 침체까지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 통신의 론 부소 에너지 칼럼리스트도 "이번 공습의 규모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고려할 때 미국 측은 이란 지도부의 무력화를 목표로 장기전을 준비한 것 같다"고 봤다.
또 "이란 당국이 얼마나 큰 위협을 느낄지에 따라 보복의 범위와 대상이 달라질 수 있어 이 자체가 시장에 큰 불확실성이 됐다"고 지적했다.
◇ "경제적 영향 단기에 그칠 것" 전망도
경제적 악영향이 단기적 성격에 그칠 것이라는 반론도 적진 않다.
산유국 그룹인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OPEC+가 대규모 증산을 추진하는 데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등이 호르무즈 해협 대신 다른 수출 항로를 쓸 수 있는 만큼 유가 상승 압박이 상쇄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애초 이번 분쟁을 극한으로 내몰 의향이 없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 시장이 휴장하는 주말을 공습 시기로 택해 경제 충격을 줄이려는 의도가 보이는 데다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물가 상승과 증시 폭락이 큰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강온 양면책을 구사하며 '위험 관리'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정부가 이번 공습 뒤 전략적으로 비축 중인 석유 물량을 풀 계획이 없다고 1일 보도했다. 미국 내부에서도 유가 급등의 위험성이 제한적인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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