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9년 최고지도자 등극
▶ 인권탄압 등 비판 도마에
▶ 시위 유혈진압 부메랑으로

1일 이란 수도 테헤란의 집회 현장에서 모니터에 하메네이의 사진이 비치고 있다. [로이터]
지난달 28일 이스라엘과 미국의 전격적인 공습에 테헤란의 거처에서 폭사한 것으로 알려진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86)는 지난 37년간 신정체제의 정점에 서서 이란을 철권 통치해온 인물이다.
1939년 4월19일 이란 북동부의 마슈하드에서 태어난 하메네이는 시아파 이슬람 성직자 가문의 후손이다. 4살 때부터 이슬람 경전 쿠란을 익혔다고 한다. 그의 이름에는 고위 성직자를 뜻하는 ‘아야톨라’,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의 직계후손임을 가리키는 ‘세예드’ 등 호칭이 따라붙는다.
하메네이는 1958년 시아파 성지인 이란 서부 도시 곰으로 이주해 루홀라 호메이니에게서 신학을 배우며 그와 가까워졌고, 함께 정치활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 시기 레프 톨스토이, 빅토르 위고, 존 스타인벡 등 문학에 빠지는가 하면 서구에 반대하는 마르크스주의와 이슬람주의를 결합하려는 이념적 시도에도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하메네이는 호메이니와 함께 팔레비 왕조의 모하마드 레자 샤(국왕) 반대 운동을 벌이다가 6차례 체포됐고, 3년간 추방당하기도 했다. 이들은 1978년 이란 이슬람혁명을 일으켰고, 이듬해 팔레비 왕조를 폐지시킨 뒤 이슬람공화국을 세우는 데에 성공했다. 호메이니가 초대 최고지도자에 오른 뒤 측근인 하메네이도 국방차관에 등용되며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하메네이는 1981년 대통령 모하마드 알리 라자이가 암살당한 뒤 열린 선거에 출마했는데, 후보로서 선거운동을 하던 중 녹음기에 숨겨진 폭탄이 터지는 암살 시도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당시 오른팔을 다쳐 못쓰게 됐다. 몇달 뒤 대선에서 97%를 득표하며 3대 대통령이 됐다. 이란의 첫 성직자 출신 대통령이었다.
호메이니가 1989년 노환으로 숨지자 일찌감치 후계자로 낙점됐던 하메네이가 뒤를 이어 2대 최고지도자에 올랐다. 이란에서 종신직인 최고지도자는 국가 정책의 최종 결정권자로서 권력의 정점일 뿐 아니라 종교적으로도 신의 대리인으로 받아들여진다.
최고지도자는 이란의 대내 정책의 최종 결정·집행 감독권, 각종 선거 승인권뿐 아니라 사법부 수장, 국영 매체 경영진, 대통령·내각의 임면권, 사면권 등 광범위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파트와(종교지도자의 칙령 또는 이슬람 율법 해석)를 내릴 수도 있다.
하메네이는 반대파를 숙청하고 충성파를 육성하며 권력기반을 더욱 공고히 다져갔다. 또 이란 이슬람공화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저항’을 목적으로 1982년 창설을 도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더욱 밀착했다. 1997년 이란 대선에서 개혁파 진영의 모하마드 하타미가 승리하자 하메네이는 체재를 지탱하는 이념을 지켜내고자 강압적인 조치를 취하면서도 하타미에게 어느 정도의 재량을 부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2001년 미국에서 벌어진 9·11 사태 국면에서 당시 하타미 대통령이 미국과 관계를 개선하려고 하자 이를 막지 않았다. 오히려 2003년 대량살상무기(WMD)를 금지한다는 파트와를 직접 발표했고, 2010년에도 “핵무기를 포함해 화학무기, 생화학 무기와 같은 WMD는 인류에 심각한 위협”이라며 평화적 사용의 핵물질 사용만 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하기도 했다.
2015년 온건파인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서방과 타결지은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면서도 이행을 반대하지 않는 등 대외적으로는 필요에 따라 때때로 유연하게 실용적인 접근법을 취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반미, 반서방의 길을 걸었다.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동성애자,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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