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시애틀문학신인문학생 수상자 4명도 역량있는 작가 기대돼

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지부가 지난 28일 개최한 시애틀문학신인문학상 시상식에서 협회 전현직 회장들이 수상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태평양 바다 건너에서 19년간 한글문학을 지켜온 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지부, 이른바 ‘시애틀문학회’가 또 한번 해외 한글문학의 등불이라는 존재감을 증명했다.
지난 28일 페더럴웨이 코앰TV에서 열린 협회 설립 19주년 기념식과 함께 곁들여진 ‘시애틀문학신인문학상’ 시상식은 어엿한 청년으로 자란 협회가 배출해낸 걸출한 작가의 등용문이었음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더욱이 신인문학상 시상식은 단순한 문학 공모전의 자리를 넘어, 해외 한인문학의 깊이와 품격이 더욱 올라갔음을 확인하는 무대였다.
시애틀문학회는 그동안 한국 문단에서도 인정받는 작가들을 배출해온 해외 한인문학의 대표적 산실이다. 수필 부문에선 현재 협회를 이끌고 있는 박보라 회장은 물론이고 김학인ㆍ김윤선ㆍ공순해ㆍ정동순 전직 회장들도 한국에서도 인정받는 정상급 수필가로 통한다. 더욱이 시 분과에선 협회 최재준 회원이 지난해 재외동포청이 실시한 재외동포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했을 정도이다.
해외에 있으면서도 한국어 문학의 결을 놓지 않고, 오히려 더 단단하게 다져온 이들의 축적된 시간이 오늘의 ‘등불’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올해 새롭게 ‘작가’라는 이름을 얻게 된 네 명의 수상자 또한 그 기대를 충분히 이어갈 만했다. 대상은 수필 부문에 출품한 윤성민 씨의 <그리움, 한 장의 시화가 건너온 시간>이 차지했다. 어머니가 오래도록 간직해온 시화 한 점에서 출발한 이 작품은, 세월과 기억, 가족의 사랑을 한 폭의 화보처럼 펼쳐 보이며 독자에게 잔잔한 울림을 전했다.
심사를 맡은 김호운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역시 “문학적 완성도와 서정적 깊이를 고루 갖춘 작품”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동문학 동시 부문 우수상은 현재 워싱턴대(UW)에서 박사과정중인 조혜민씨의 <첫 수업>이, 수필 부문 우수상은 심지현씨의 <암스테르담의 흩어진 오후, 그 틈새 속>이 각각 수상했다. 캘리포니아에서 은퇴를 한 뒤 자연이 좋은 워싱턴주로 올라와 밴쿠버에서 살고 있는 라나 라 씨는 <전설의 고향>으로 가작에 선정됐다.
네 명의 수상작은 소재와 표현은 달랐지만, 삶의 결을 놓치지 않는 진정성과 언어의 밀도를 공통으로 품고 있었다. 행사장을 찾은 이들은 “이런 글꾼들이 그동안 어디에 숨어 있었느냐”는 감탄을 쏟아냈다.
수상자들의 수상소감도 감동과 감사가 가득했다. 무엇보다 자신의 글쓰기를 지켜봐준, 그리고 격려해준 가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들 했다. 박완서 선생처럼 40대 중반에 글을 써보려 마음먹고 글쓰기에 나섰는가 하면 글을 쓸까 말까 고민중에 이번 수상이 글을 열심히 쓰라는 ‘도장’이 됐다는 사연까지 다양했다.
행사의 격조 또한 남달랐다. 무대를 장식한 목화는 겨울 눈송이를 닮은 순백의 형상으로 따뜻함을 상징했고, 참석자들에게는 화학 성분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천연 양초가 선물로 전달됐다. 은은한 꿀향이 공간을 채우며 문학의 향기를 만끽하라는 의미를 담았다.
음식은 프랑스식 뷔페로 준비됐다. 박보라 회장의 남편이자 세계적 요리학교 ‘르 꼬르동 블루’ 출신인 박성건씨가 정성껏 마련한 요리는 행사에 또 다른 품격을 더했다.
축하 연주는 플루리스트 원호연 씨가 맡아 맑은 선율로 분위기를 이끌었고, 문학을 사랑하는 엘리엇 김씨의 피아노 반주가 배경을 채웠다. 김인배 장로와 시애틀총영사관 문화담당 구광일 영사도 가족과 함께 참석해 수상자들을 격려했다.
박보라 회장은 “시애틀문학회는 커뮤니티와 함께 글을 나누고 한글문학의 아름다움을 전하려고 노력해왔다”며 그 역할을 다해준 선배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박 회장은 “음악이나 그림은 ‘향기가 난다’는 표현을 하지 않지만 ‘문학은 향기가 난다’는 표현을 쓴다’면서 “문학의 향기가 가득한 협회가 될 수 있도록 회원모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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