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한 리사 수 CEO ‘광폭행보’
▶ 업스테이지와 1년간 공급 협약
▶ 네이버와는 연산기술 협력 약속
▶ 삼성 PC등에 CPU 채택 관측도
글로벌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 2위 AMD의 리사 수 최고경영자(CEO)가 19일 최신 GPU 한국 우선 공급에 대해“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 CEO는 방한 이틀차인 이날 청와대, 대기업 경영진, 스타트업 대표 등 정·재계 인사를 두루 만나며 가시적인 협업 약속을 받아냈다. 한국 정보기술(IT) 업계에 깔린 엔비디아 의존 우려를 AMD가 파고들어 성과를 거두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 노태문 삼성전자 디지털 경험(DX)부문 사장 대표 등을 연이어 만났다. 전날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수연 네이버(NAVER) 대표 등을 만났다.
수 CEO의 이번 방한은 한국 AI 인프라 시장에서 AMD 점유율을 높이려는 영업 활동으로 읽힌다.
AMD는 글로벌 데이터센터용 GPU 시장에서 1위 기업 엔비디아와 비교해 시장 점유율이 한참 뒤처진다.
엔비디아의 시장 점유율은 90% 안팎이라고 알려진 반면 AMD의 시장 점유율은 한 자릿수대에 불과하다. 방한 일정 중 수 CEO는 엔비디아 관련 직접 언급을 피했으나 지금까지 나온 발표 내용들을 종합하면 한국 시장에서 엔비디아에 견제구를 던지려는 목적이 뚜렷하다.
대규모언어모델(LLM) 개발 스타트업인 업스테이지는 향후 1년간 자체 LLM ‘솔라’ 개발에 AMD의 GPU 제품인 MI355를 투입하기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프로젝트 참여차 진행되는 AI 모델 개발에도 AMD의 GPU를 활용하기로 합의했다.
수 CEO는 이날 오전 김 대표와 단독 비공개 만남을 가졌는데 이때 한국에 최신 GPU를 가장 먼저, 낮은 가격으로 공급할 뜻이 있음을 시사했다.
김 대표가“한국에 최신 GPU를 가장 먼저 공급해달라”고 요청하니 수 CEO가“가능하다”며 화답한 것이다. 김 대표는“한 회사가 GPU 시장을 독점하면 안 된다’고 말하자 수 CEO가 좋아했다”고 전했다.
최 대표와 만났을 때 네이버의 LLM‘하이퍼클로바X’에 최적화된 GPU 연산 환경 구축을 위한 기술 협력을 약속했다.
당장 GPU 판매가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후일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아울러 삼성전자의 HBM4를 AMD의 최신 GPU MI455X에 탑재하고 삼성파운드리를 통한 반도체 칩 위탁 생산 가능성을 시사하며 삼성전자와 접점을 늘렸다.
이번 만남을 계기로 삼성전자의 개인용 컴퓨터(PC) 등에 AMD의 중앙처리장치(CPU)를 단계적으로 채택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AMD는 인텔에 이은 글로벌 2위 CPU 사업자다.
한국 업체들이 수 CEO를 환대한 배경엔 AMD가 엔비디아 의존 우려를 잠재울 수 있는 파트너라는 계산이 깔려 있다. 현재 IT 업계에선 GPU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 속 엔비디아만 고집하지 않고 서둘러 GPU 자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는 중이다.
또한 한 기업에 AI 인프라 자원 수급을 의존할 경우 GPU 공급에 잠재적인 위험을 방치한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과 임문영 국가AI전략위원회 부위원장이 19일 리사 수 AMD CEO를 만나 한국과 AMD 간 상호 호혜할 수 있는 AI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과 임문영 국가AI전략위원회 부위원장이 19일 리사 수 AMD CEO를 만나 한국과 AMD 간 상호 호혜할 수 있는 AI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청와대도 이러한 업계의 인식을 감지한 듯 AMD 생태계에 포용적인 자세를 보였다. 하 수석은 임문영 국가AI전략위원회 부위원장과 함께 수 CEO를 만난 자리에서 한국 기업들이 AMD 개방형 AI 생태계를 활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민관 협력을 확대하기로 약속했다.
전문가들 역시 AMD의 러브콜을 한국 IT 업계의 AI 반도체 칩 확보 마중물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덕중 숙명여대 AI융합전공 겸임교수(퍼브AI연구소장)는“한 기업에만 GPU 공급을 의지하다 국제 분쟁 등 예기치 못한 상황 속 GPU 공급의 불확실성에 쉽게 노출되는 만큼 GPU 확보 창구를 다변화하는 게 현명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시간이 지나면 AMD는 물론 구글의 텐서처리장치(TPU) 등 다양한 AI 반도체 칩이 시장을 나눌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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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김태호·김우보·김윤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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