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은 놀라고 있다. 무엇이 2000여명이나 되는 청소년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했고, 흥분의 도가니로 몰 수 있었을까?
본지는 이 기회를 통해 코리안 아메리칸의 현주소과 문화를 진단하고 교육계의 전문가들의 분석과 미주류사회에서 성공한 한인 1.5세, 2세의 사례들을 통해 코리언 아메리칸의 방향을 제시하는 8편의 기획기사를 준비했다.
1. 유승준 콘서트 현장스케치
지난 11일 롤링메도우의 하비스트 바이블 채플에서 열린 ‘유승준 무료 간증콘서트’를 참석한 1.5세와 2세의 반응은 1세들에게 경악 그 자체였다.
유승준이라는 인기가수가 출연했던 것이 분명히 큰 몫을 했지만, 청소년들을 움직인 이유가 복합적인 것으로 전제하고 본지는 이날 참석한 10-25세사이의 청소년 110명을 무작위 선정하여 23문항의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이 설문조사에서 나타난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문화에 가장 민감한 연령층이 정체성이 형성되는 15-20세 사이의 청소년인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결과 15-20세 사이의 청소년이 57퍼센트(63명), 10-15세의 청소년이 38퍼센트(36명) 순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자아 정체성이 형성되기 시작하는 사춘기의 청소년들이 모국의 문화에 관심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실제로 ‘왜 한국 대중문화에 관심을 갖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0퍼센트가 ‘한국사람이니까,’ ‘한국을 알고 싶어서’ 라는 대답을 했다. 이 현상은 한국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한인 2세 청소년들에게도 나타났다. 응답자의 33퍼센트가 미국에서 태어난 2세들이고 1-10세때 온 1.5세 청소년의 비율도 27퍼센트나 차지한 것을 미루어 본다면 청소년들이 단순히 흥미위주로 한국문화를 동경하는 차원이 아닌 자신들의 뿌리인 모국의 문화에 깊은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둘째, 한국문화의 통로는 음악과 비디오를 통해 대부분 이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36퍼센트(40명)가 한국음악을 매주 1-5시간 정도 듣는 것으로 응답했고, 10시간 이상 듣는 청소년들도 21퍼센트나 되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응답자의 86퍼센트 한국대중문화에 대단한 관심을 보여 주었는데 응답자의 89퍼센트(98명)이 한국가요를 듣기 위해 CD를 산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이들 중 노래 가사를 이해하지 못하는 2세들도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응답자의 83퍼센트가 유승준 이외에도 좋아하는 한국가수들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HOT, 핑클, SES, 신화 등이 한인 청소년들에게 인기있는 가수그룹인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놀이문화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36퍼센트가 여가시간에는 친구집에서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고 쇼핑몰(23퍼센트), 극장이나 교회 등에서 시간을 보낸다고 대답한 청소년들도 있었는데, 여가시간때 특별한 계획없이 그냥 보낸다는 대답이 47퍼센트이나 되어 생산적인 놀이문화의 결핍을 보여주고 있다.
넷째, 청소년들에게 모델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응답자의 53퍼센트가 ‘누구처럼 되고 싶냐’는 질문에 없다라고 대답했다. 그 원인으로 개인의 능력과 개성을 존중하는 미국교육제도의 영향 때문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응답자의 44퍼센트가 ‘안정적인 전문직을 원한다’고 응답한 것을 볼 때 한인 청소년들이 꿈과 가능성보다는 평범하고 안정적인 생활에 미래를 맡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인 청소년들에게 마땅한 모델이 없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6월말 MBC와 한국갤럽이 한국 중고생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존경하는 인물, 되고 싶은 인물에 이순신, 세종대왕, 김대중대통령 순으로 대답해 한인 청소년의 대답과 큰 대조를 보였다.
류재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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