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남북한에서 가족의 생사확인 작업이 진행중인 가운데 미주 한인사회에서는 19일 현재까지 세 가족이 북한에 있는 가족을 찾았다.
북한에 있는 아버지 신용대(81)씨가 자신을 찾는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캘리포니아 거주 신문재(50)씨는 "전혀 기대하지도 않았던 일"이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면서 "반세기의 한을 어떻게 한 두 마디로 표현할 수 있겠느냐"며 말문을 열었다.
신씨가 아버지와 헤어진 것은 생후 백일 남짓했던 1950년 여름께로 한국전쟁이 발발 직후여서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전혀 없다. 단지 어머니 이숙인씨(73년 1월 작고)로부터 아버지가 음악 교사이자 성악가로 활동했으며 매우 자상한 성격을 가진 분이라고 들은 것이 전부였다.
평양방문이 확정되면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신씨는 무엇을 준비해 가야 할지 모르겠다며 이산 가족의 안타까운 사연들이 쏟아져 나올 때마다 이런 비극이 두 번 다시 없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한편 버지니아 버크에 거주하는 심준호(65)씨는 자신의 친형이 북한에 살아 있다는 소식에 그만 넋을 잃고 말았다.
"형은 이미 오래 전에 죽은 것으로 알고 살아 왔는데 그 형이 살아 있다니 꿈만 같습니다. 동란의 와중에 행방불명된 형이 늘 가슴저린 기억으로 되살아나곤 했는데 그 형이 살아 있었다니..."라며 말끝을 잇지 못하는 심씨는 어머니의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훔쳤다.
메릴랜드 거주 박병규(67)씨 또한 북한 이산가족 방문신청자 명단에 둘째형 박섭(74)씨가 들어 있음을 확인했지만 ‘상봉의 기쁨’을 누리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또 다른 이산가족이다.
형이 서울에 와도 만날 수 없는 이유는 3년 전에 겪은 교통사고로 전신이 거의 마비된 중병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죽더라도 형을 만나고 죽겠다"며 고집을 부리던 박씨는 자신이 못 만나는 안타까움을 부인과 막내아들을 보내 대신할 생각이다.
<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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