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를 공부하는 경영학도들이 어느 때인가 결정해야 할 중요한 선택중에서 아마 가장 중요한 것이 자기의 연구방향에서 현실을 바탕으로 한 실용성 있는 쪽으로 중심을 둘 것인지 순수이론쪽으로 치중할 것인지에 대한 것이라 하겠다.
미주 한인비즈니스에 대해서 도움이 되는 얘기를 하겠다고 본지에 글을 쓰기 시작한 지도 아마 한 15년은 되지 않는가 싶다.
그동안 필자의 연구에서 얻은 이런저런 경험담중에서 현실적으로 보아 미국이나 일본의 대기업들이 쓰는 경영기술중에서 한인비즈니스들에게 적용이 가능해 보이는 것들을 골라서 하나씩 소개하는 것에서 시작해서 미주 한인비즈니스의 눈으로 경제전반을 보려고 노력해 왔다.
미 주류학계에서 필요한 연구와 미주 한인비즈니스에 필요한 정보와는 그 거리가 무척 멀다. 다행히 필자의 연구가 주로 현실을 바탕으로 한 경영기술의 현장관찰을 토대로 한 것이 많아서 그래도 한인비즈니스에의 적용에 별 무리없이 쓸 수 있었다.
흔히들 경제나 경영을 전공한다는 학자들을 만나는 경제인들이 비즈니스의 여러 가지면에서 모르는 것을 묻게 되는데 "현실감이 없다"고 실망을 하기 전에 알아두셔야 할 것이 있다.
경제나 경영을 전공해서 연구를 하는데 한인비즈니스에 도움이 될 정도의 얘기는 그 깊이에 있어서 서로 너무나 차이가 있어서 연결이 힘들다.
그것은 경제에서의 현실성을 개별회사쪽으로 관찰하는 경영학에서도 드러나게 되는데 다음의 예가 그 차이를 설명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경제학을 하는 분들에게는 개별회사에서 어떤 생산비용을 들여서 어떤 가격으로 시장에 내놓을 것인가가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것은 각개 회사의 가격은 시장가격을 따라가야 하는 것이지 자기회사에서 얼마를 받겠다는 것은 단순히 희망사항에 속하는 것이라고 치부해 버리는데 있다.
그런데 경제인들의 현실은 좀 다르다.
필자가 경영상담을 한 적이 있는 뉴욕 업스테이트의 MCC라는 회사의 경우를 보자.
이 회사는 제품이 매우 세분화된 부품들로서 어떤 경우에 입찰경쟁에서 받아보는 가격들이 부품 하나에 120달러에서 520-30달러 정도까지 가격의 폭이 무척 다양하다.
한 부품의 입찰가격들이 이렇게 다를 때 만일 이 회사의 경영자가 주위의 경제학자들에게 이 특정한 부품의 시장가격이 얼마인가 조언을 구한다면 학자들은 어떻게 대답할까. 경제학자들은 한 6개월이나 일년을 기다려야 한다. 그러고나서 이렇게 대답을 할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 상품시장에서 이 부품의 적정 시장가격은 얼마에서 얼마 사이였냐고. 문제는, 경제인들은 시장가격이 결정되기 전에 자기의 제품을 가격을 붙여 경쟁에 나서야 한다는데 있다. 일년을 기다리는 그런 사치를 부릴 수 없는 것이다.
경영학을 하는 사람으로 필자가 뼈저리게 느낀 것이 있다. 무척 세분화된 업종에서 다른 수백가지의 부품들을 만들어파는 경제인들의 경우에는 그 부품들의 시장가격을 알 수 있는 경우가 무척 드물다는 것이다.
경쟁에서 지혜롭게 대처하려면 중장기적으로 그 부품들을 생산하는데 얼마나 코스트가 드는가 회사자체에서 정확히 계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거의 대부분의 생산업체에서 어떤 부품생산에 얼마나의 코스트가 드는지 전문가의 도움이 없이는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코스트의 전문가들도 지난 수년동안 종전의 코스트 계산방법이 무척 부정확했고 옳지못한 코스트를 바탕으로 제품판매에 나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게 현실이다.
바로 여기에 경제인의 절박성이 경제학자들의 여유를 참을 수 없게 만드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뉴욕 페이스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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