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마디 행동 하나를 할 때도 나는 한국인이다라는 자각을 하고 있어요."
크리스티나 변(18세)이 미국 사회에서 코리안 아메리칸으로 살아가는 어려움으로 항상 한국인을 대표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꼽자 둘러앉은 학생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13명의 2세 청소년들은 이번 여름 한인사회복지회가 미디어교육단체인 비디오 마체트(Video Machete)와 연계해 꾸린 ‘미디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미디어 프로젝트는 2세 청소년들이 이민이나 가족사,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들을 풀어나가면서 서로의 인터뷰를 직접 영상매체에 담는 활동이다.
장래 영화감독이 꿈이라는 마크 곽 군은 “부모님은 비디오 작업을 하기보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학교에 가는 것을 더 바라신다"며 한인 부모들이 자녀에게 거는 기대가 지나치게 공부 쪽으로만 쏠려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들은 6월 22일에 시작해 총 6번의 모임을 가지면서 주변의 한국인 친구나 부모와의 갈등에 관해 진지한 토론을 나누었다.
비디오 마체트의 설립자인 크리스 브래토와 로베르토 곤잘레스는 이토록 사려가 깊고 총명한 학생들은 처음이라고 칭찬을 거듭하며 “시카고 내의 수많은 소수민족 문제들이 풀리지 않고 쌓여만가는 것이 안타깝다. 청소년들이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하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책임을 맡고 있는 최인혜(여성 핫라인)씨는 “이 아이들이 자라서 2세의 시각으로 우리 이민사를 영상물에 담았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표시했다.
김양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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