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굴맞아 숨진 한인마켓 여주인
▶ 전 한인회 부회장 노종국씨 부인
1일 흑인남성으로부터 폭행을 당해 숨진 코로나 제이스 마켓 업주 노경옥씨(57)는 LA 한인사회의 올드타이머 노종국씨(61)의 부인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웃에게 외상주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등 정이 넘치는 인물로 주민들로부터 깊은 신뢰와 사랑을 받아왔던 것으로 밝혀져 주위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또한 이번 사건은 숨진 노씨가 위조수표를 현금으로 바꾸려던 범인과 언쟁을 벌이며 밖으로 쫒아 나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밝혀져 많은 업주들의 강도대처에도 각별한 주의를 환기시켜주고 있다.
코로나 경찰은 사건동기에 대해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으나 업소 주변의 목격자들에 따르면 사건당일 오후3시께 흑인 용의자가 위조수표를 들고와 현금으로 바꾸려다 노씨가 거부하자 언쟁이 시작됐다. 이어 이 남성이 수표를 움켜쥐고 밖으로 급히 나가자 노씨도 쫒아 나갔다가 업소앞 주차장에서 남성이 휘두른 주먹에 안면을 맞아 쓰러지면서 콘크리트 바닥에 머리를 심하게 부딪혀 끝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사건당일 노씨는 정오께 남편과 일을 교대했으며 혼자 가게를 지키고 있었다.
남가주한인회 부회장, 연세대 동문회 골프회장등으로 한인사회에서 잘 알려진 남편 노종국씨(61)는 부인의 죽음에 충격과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아내는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을 아끼지 않는 천사같은 사람이었다"고 울먹였다. 노씨는 "수차례 위조수표로 피해를 입은 적이 있으며 이날 아내를 살해한 범인이 전에도 위조수표로 현금을 바꿔갔던 인물로 보인다"면서 "아내가 이를 기억하고 전에 받았던 위조수표를 내보이며 바꿔준 현금을 되돌려 달라고 요구하자 언쟁이 벌어졌고 결국 이같은 일이 발생한 것 같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노씨는 아들 승일(28)씨와 딸 희경(28·하와이대 석사과정)씨를 두고 있는데 사고소식이 알려지면서 다이아몬드바에 있는 노씨의 집에는 친척들과 주위사람들의 애도행렬이 줄을 이었다.
지난 6년동안 업소를 운영해오면 ‘천사표’로까지 소문난 노씨의 죽음에 큰 충격을 받은 주민들은 노씨가 업소를 찾는 손님들에게 항상 상냥한 인사를 잊지 않았으며 돈이 모자라 생필품을 제대로 구입하지 못하는 이웃에게는 외상으로 물건을 주는등 ‘인심좋은 한인 아줌마’였다고 입을 모았다. 2일 아침 노씨의 가게 앞에 꽃다발을 갖다놓고 고인의 명복을 비는 기도를 올린 루베 에스카세가씨는 "노씨부부는 정말 아름답고 다정한 이웃이었다"면서 "매일 아침 서로 ‘굿모닝’하며 인사를 나눴는데 그녀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다"며 착잡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코로나 경찰국 에드워드 가르시아 사전트는 "오후3시께 신고를 받고 경관이 현장에 도착했을때는 노씨가 주차장에 쓰러져 있었고 범인은 이미 도주한 상태였다"고 설명하면서 "숨진 노씨는 주먹으로 한차례 얼굴 정면을 맞고 쓰러졌으며 부검소에서 정확한 사인을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가르시아 사전트는 또 "범인이 위조수표를 현금으로 바꾸려 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 수 없으며 현재는 단독범에 의한 살인사건으로 보고 수사중"이라며 "신속한 범인체포를 위해 몽타주를 배포하는등 주민들의 협조를 요청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는 나이 26-30세, 신장 5피트10인치 정도에 짧은 머리를 한 피부색이 엷은 흑인으로 사건당시 흰색 티셔츠와 헐렁한 반바지 차림이었고 95년형 검정색 혼다 쿠프를 타고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일정은 부검소로부터 시신을 받는대로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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