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열의 경제칼럼
▶ <뉴욕 페이스대 석좌교수>
딱딱하기 짝이없는 경제인들도 꿈을 꾼다. 더구나 더위가 화씨 90도를 오르락내리락하는 한여름밤에는 꿈도 여러 가지를 꾸게 되는데 여기 쓰는 얘기들은 더운날 밤에, 비몽사몽간에 생각난 것을 옮기는 것이라 밝혀둔다. 그러니 따지기 좋아하는 분들은 더 이상 읽지 마시길 바라고 싶은 것이다.
첫 번째 꿈은 대도시들의 흑인들이 갑자기 한인들에게 공손해진 것이다. 이게 꿈에서 생긴 일이라 왜 그런지 생각할 시간은 없었으나 그동안 동네에 전해준 한인들의 장학금 때문인지, 구운 갈비를 먹은 탓인지, 한흑관계에 민감하신 한인 비즈니스 하는 분들의 성숙한 대흑인 관계 탓인지 비즈니스하기가 무척 쉬워졌다는 것이다.
두 번째 꿈에서는 한국에서 이젠 어린 미성년자들을 미국에 유학보내는 것을 금지했다는 것이다. 아 그런데 또 정부규정만 그렇게 바뀐게 아니라 본국의 부모들이 갑자기 철이 나서 성년이 될 때까지만이라도 자식가정교육 시킨 다음 외국에 내보내겠다고 한다는 것이 아닌가.
아 그런데 그 다음 꿈에서는 그게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의 대학 입시제도가 바뀌어 이제 암기식으로 달달 외우기 잘하는 공부는 소용이 없게 되고 대학은 입학금만 내면 뺑뺑이 돌리기로 뽑게 되어 과외가 필요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고등학교까지는 자기 하고싶은 쪽의 공부만 하고 대학가서 더욱 신나게 공부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 다음 꿈에서는 미주의 부모들이 또 바뀌었다는게 아닌가. 자기들의 자랑하고픈 욕심에서가 아니라 자식들의 장래만 생각하게 되어 대학은 전공도 모르면서 이름만 유명하다고 들은 곳으로 보내지 않고 자식들의 장래진로를 잘 알아 보내게 되어 과외학원들은 직업과 진로에 대한 상담 기관들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의 학교 선생님들이 다른 나라 출신 부모들에게 자식들의 교육문제는 성숙한 한국 부모들에게 물어보고 본받으라고 했다는 것이다.
다섯 번째 꿈에서는 한인들의 지난 십년간의 투자들이 알고보니 전부 하이텍쪽으로 몰려있다가 스무배로 주식값이 뛴 바로 다음 전부 채권 시장으로 옮겨 한 사람의 한인도 나스닥 주식폭락의 피해를 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많이 주식시장 덕을 본 한인들이 너도나도 동네 학교들에 헌금을 해서 어느 학교이든 한명이라도 한인 학생들이 더 들어오게 하려고 애쓴다는 것이다.
아 그런데 그 다음 꿈에서는 그 애들의 교실마다 영어를 열심히 배운 한인 부모들이 선생님들을 도우느라 여념이 없고 한국에서 여름휴가를 왔던 방문자들이 그걸 배워 아, 이제는 우리도 시간을 이렇게 써야겠구나 하고 고국에 돌아간 다음 고국도 변하게 되었다는 게 아닌가.
일곱 번째 꿈은 본국의 학교 교육에 일선에서 퇴역한 3김씨와 그동안 거짓말 가장 많이 한 다른 정치인들이 일일교사로 자원봉사해서 새로 신설한 도덕교육 시간에 눈물을 흘리며 거짓으로 점철된 그런 더러운 커리어를 택하지 말고 진정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게 좋다고 어린이들에게 조언을 해서 한국의 어린이들이 어른들을 존경하게 되었다는게 아닌가.
그런데 진정 놀라운 것은 그 다음 꿈이었다. 남북정상회담에서 한 얘기들이 전부 진실이라는 것이다. 남쪽의 사람들, 북쪽의 사람들 할 것 없이 옛날의 잘못을 눈물로 뉘우치고 이산가족들의 아픔을 자기들의 아픔으로 느끼고 분단된 조국현실을 가슴으로 아파한 나머지 평화공존을 실현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같은 꿈인데 이것은 더 놀라웠다. 한국의 수사관들이 갑자기 똑똑해지고 집권수뇌부의 마음이 확 변해서 전·노 정권의 부정축재 전부를 환수해서 그것을 남북경협 초기자금으로 쓴다는 것이다.
꿈이라도 너무 시원해서 더 꾸고 싶은 꿈도 어느덧 새벽이 되어 여기서 끝나버린 것은 너무도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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