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기과열 현상이 점차 누그러드는 조짐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9일 전국 12개지역 연방준비은행이 제출한 기업활동 조사보고서인 베이지북을 토대로 지난 6-7월에는 소비자들의 씀씀이와 제조 및 건설 활동이 둔화되는 등 경기가 진정되기 시작하는 조짐이 확산되고 있으나 경기가 침체로 빠질 위험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베이지북은 오는 22일 FRB의 통화신용정책을 논의하기 위해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한 정책판단 자료로 제시된 것으로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최근 수 주일동안 경기가 진정되는 조짐을 보였기 때문에 FRB가 이번에 금리를 또다시 올릴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FRB는 경기를 진정시키고 물가 압력을 차단해 이른바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해 지난 14개월간 6차례나 금리를 인상했다.

FRB는 6-7월에도 미국 전체 지역의 경제 활동은 상승 국면을 지속했으나 각 지역에서 일부 분야의 확장 속도가 완화되는 조짐이 추가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애틀랜타, 보스턴, 시카고, 달라스, 뉴욕, 리치먼드, 샌프란시스코 등 7개 지역에서는 성장둔화가 나타났고 클리블랜드, 캔사스시티, 미니애폴리스, 필라델피아 등 4개 지역은 성장률에 변화가 없었으며 세인트루이스만 유일하게 성장 속도가 빨라진 것으로 보고됐다.

지난 2·4분기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2%로 발표된 2주일 전만 해도 경기 과열에 대한 우려로 FRB가 금리를 다시 올릴 것으로 보는 견해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7월 실업률이 4%에 머무르고 1·4분기에 10년만의 최고 증가율을 보였던 소비자 지출이 2·4분기 들어 한풀 꺾이는 등 수요 둔화 기미가 나타나면서 FRB가 이달은 물론 연말까지도 현행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